지난 불펜 > 불펜 > 아비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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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속에서 쉰대.

평생에 꼭 한번 땅에 내려 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때지...

- 『아비정전』 중 에서 -

아비(장국영)는 체육관 매점에서 일하는 수리진(장만옥)을 유혹한다

꿈 속에서 만나자는 아비의 말에 다음날 수리진은 말한다

수리진 : 꿈 속에서 못 만났네요

아비 : 안잤으니까. 꼭 만나게 될거야

수리진은 꿈을 꾼다

수리진 : 뭘 원하는거죠?

아비 : 친구가 되고 싶어. 내 시계를 1분만 바라봐줄 수 있겠지?

그녀는 1분동안 시계를 바라본다

아비 :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린 1분동안 함께 했어.

난 잊지 않을거야. 우리 둘 만의 소중했던 1분을.

이 1분은 지울 수 없어. 이미 과거가 됐으니.

세상에 발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1961년 4월 12일. 난 생모의 집에 왔지만 이사갔다고 한다.

내가 떠날 때 뒷통수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난 고개를 안돌렸다.

난 단지 그녀를 한 번 보고싶었을 뿐인데 기회를 안주니 나도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죽기 직전 뭐가 보이는 지 궁금했어. 난 눈뜨고 죽을거야.

죽을 때 뭐가 보고싶을까?

.......발 없는 새가 태어날 때부터 바람 속을 날아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 새는 이미 처음부터 죽어있었어

난 사랑이 뭔지 몰랐지만 이젠 알 것 같아. 이미 때는 늦었지만...

루루(유가령)는 아비를 찾아 필리핀으로 오고 수리진은 그를 잊고 매점에서 일을 한다

유덕화가 순찰돌던 골목길의 공중전화로 전화가 걸려오지만 거리엔 아무도 없다

양가위가 머리에 포마드를 잔뜩 바르고 외출할 채비를 한다

맘보춤에 맞춰 춤을 추는 그는 또다른 '아비'다

[출처] [아비정전] Los Indios Tabajara - Maria Elena

유덕화,장국영,장만옥..
왕가위 감독의 저주받은 걸작이라고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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