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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올림픽 배우'로 불릴 정도로 활동이 뜸했던 한류스타 장동건이 마침내 돌아왔다. 2005년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영화 '태풍' 이후 4년만이다. 그간 작업했던 할리우드 진출작 '더 워리어스 웨이'가 아직 개봉하지 않았기에 공백은 더욱 길어보인다. '꽃미남'을 상징하는 이름에서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충무로 대표배우로 성장한 장동건의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결국 그 공백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다.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머리를 짧게 잘랐다.

긴 머리를 오랫동안 하고 나니 머리를 짧게 잘라보고 싶었다. 이번 역할 하면서 원래보다 조금 자르기는 했지만 대통령 역할이다 보니 촬영할 때는 많이 자르지는 못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동생 같았던 장동건이 이번에는 처음으로 아버지 역할이다.

생각보다 어색하거나 의식되지는 않았다. 싱글 대통령이고 전처와 사별한 캐릭터를 구성하기 위해 좋은 장치였다. 관객이 연민을 느낄 수도 있고 대통령의 인간적인 매력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뭐, 나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작품의 숫자가 더해지고 경험이 늘어나고 예전보다 여유로워지면서 아버지 역할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통령이다. 더이상 장동건이라는 배우는 보통 사람 연기는 못할 것 같다.

솔직히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생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 이번에도 모습은 대통령이지만 생활 연기에 가깝게 소시민적 연기를 하려 했다. 내 연기 인생의 아쉬운 점들이 그러한 보통사람 연기를 많이 해 볼 수 없었던 거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잘 안 되더라. 기존의 연기패턴 대로 익숙한 쪽으로 힘이 많이 들어갔다. 2주간에 걸쳐서 경직된 걸 푸는 시간을 가졌다.

코미디 연기는 처음인데, 장진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에는 잘 적응했나.

새로운 현장이었다. 장진 감독 현장이 굉장히 즐거웠다. 처음 도전해 보는 장르인만큼 연출가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연기 패턴도 감독에 의존하고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친구처럼 나이 차가 가장 덜 나는 감독이었고 영화 자체가 즐거운 영화라서 극한 감정에 처했던 전작들 보다는 현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매력적인 대통령을 연기했는데 훗날 배우를 넘어 저명인사의 길을 걸어갈 생각이 있는가.

예전에는 고집스럽게 배우는 공인이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았고 배우가 저명인사가 되는 것도 동의할 수 없었다. 배우는 다양한 역할들을 해야 하고 그 캐릭터들로 관객들과 만나야 하는데 사회활동이 몰입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배우가 작품 외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것 외에 좋은 쪽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굳이 강박관념처럼 피할 필요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방송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것도 그러한 이유들 때문이었나.

그런 점도 있고 예능 프로그램에 자신이 없다. 별로 특별한 게 없고 잘 못하니까 피하게 되는 것 같다.

요즘들어 경계하는 것이 있나.

공백이 좀 길었다. 개인적으로 매너리즘에 좀 빠져 있는 시간이었다. 경계해야 할 부분이었다. 영화를 찍을 때 '아차' 싶었다. 현장에 있을 때가 정말 나답고 가치있는 시간이더라. 또 하나는 최근 연예인들의 인간적인 실수를 보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가 용납이 안 되는 분위기가 걱정이 됐다. 더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장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앞으로 더 자주 보게 되는 것인가.

마음가짐은 정말 그렇다. 3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가는 남자배우가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에 단 두 작품밖에 못했다. 많은 작품들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어느 순간 작품 선택을 할 때 결과를 미리 예상하는 불필요한 기준을 세우는 습관이 생겼다. 부담도 많이 됐고. 예전에는 투자 환경이 좋아서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대작을 많이 하게 됐다. 앞으로는 대작영화와 질 좋은 저예산 작품들을 함께 하고 싶다.

박중훈씨가 장동건씨를 가리켜 연기파 배우 보다는 톰 크루즈처럼 일종의 아이콘 같은 멋진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해안선' 하고 나서 너무 고맙고 애정어린 이야기를 해 줬다. 솔직히 그 때만 해도 내 얼굴이 싫었고 외모에 대한 관심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치기어린 시절이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할 때 이명세 감독님이 알랭 드롱의 영화를 많이 소개해 줘서 보게 됐다. 외모도 연기라는 생각이다. 굳이 내 외모를 거부하거나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배우로서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 연기력에 대한 갈증이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더이상 고등학생 역할을 못할 나이가 되면 고등학생 영화를 찍을 감독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정말 고등학생 연기를 할 수 없는 나이가 되면 고등학생 영화를 찍는 감독이 되고 싶다. 아직은 지식도 부족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우고 있지만 정우성씨처럼 원래 꿈을 갖고 준비한 분들이 좋은 전례를 남겨준다면 그들 덕에 해 보고 싶은 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친구' '태극기 휘날리며' '태풍'까지 최근작들은 모두 4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어느정도 예상하나.

처음에는 손해만 안 보면 만족이라고 생각하고 욕심이 안 났는데 부산국제영화제 후 분위기가 너무 좋고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제 기록보다는 감독님 영화 흥행 기록을 꼭 깼으면 좋겠다. '킬러들의 수다'로 알고 있는데. 하지만 솔직히 배우 입장에서는 흥행 보다는 작품이나 배우에 대한 평이 더 신경쓰인다.







이런 ㄱ ㅅ  나도 내얼굴 싫은대 나하고 바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