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새 창 열고 듣기


'사라방드'란 원래 중세 때 에스파냐 지방에서 추던 격렬한 춤이었는데 어쩌다가 유럽 가운데 -대놓고 말해 프랑스-에서 느리면서도 장중한 것으로 바뀌어 바로크 시대의 모음곡에 쓰이는 기본 악장이 된 춤곡 형식의 음악을 말합니다.

당연히 수많은 작곡가들이 '사라방드'란 제목이 포함된 수많은 곡을 남겼을 텐데, 딱히 바로크 시절의 모음곡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오늘 들으실 헨델의 '사라방드'를 아예 고유명사처럼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이 음악이 스탠리 큐브릭의 '배리 린든 Barry Lyndon'의 테마 음악으로 사용되어 더욱 유명해졌다지요, 아마..(영화를 안 봐서 모릅니다ㅡ,.ㅡ;;;)

Stanley Kubrik, Barry Lyndon

사실 헨델에게 있어서 건반악기 모음곡이란 정말 극히 미미한 비중 밖에는 안 되는 분야였을 겁니다. 이탈리아-영국을 거치는 그의 커리어는 대부분 극장을 위한 음악을 쓰는 데 바쳐졌을 테니까요. 따라서 남아 있는 곡의 분량, 곡에 심혈을 기울인 정도나 최종 결과의 완성도는 그와 동년배인 바흐의 것과는 사실 비교 불가한 수준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인지도' 하나만 놓고 보자면 오늘의 이 작품 '사라방드' 하나로 떡실신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세상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이 기회에 유명한 '사라방드'가 포함된 헨델의 모음곡 하나를 올려봅니다. 짤막한 곡이니 전부 들어보시면 사라방드가 얼마나 멋진지, 아울러 그와 같은 모음곡에 포함된 다른 곡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허접지근한지 실감하실 수 있습니다.

당대의 표준악기(?)였던 하프시코드 연주 및 현대의 피아노로 한 개성이 넘치다 못해 탈날 지경인 연주를 같이 들어보시길.

Georg Friedrich Händel

Harpsichord Suite d minor HWV 437

1. Allemande


2. Courante


3. Sarabande


4. Gigue


        Sophie Yates(Harpsichord)                     Andrei Gavrilov(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