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이 글은 저에 대한 편견을 가진 두 친구에 대판 푸념글입니다.)

얼마전 일요일이었어요.
한 친구가 상의할 게 있다고 해서 일요일 저녁에 밥이나 먹자고 했더랬어요.

요즘 주말에도 공사가 다망하신지라 비싸게 '일요일 저녁 밖에는 시간이 안되니 그 때 봅세'라고 날려주고 역시나 본의아니게 늦어버렸어요.

시망; 먼저 자리잡고 기다리라 했더니 역에서 걸어서 30분은 헤맸나봐요.

밥을 간단하게 먹고 자리를 옮기는데...
평소같았으면 술집으로 궈궈할텐데 각자 일정도 약간 애매모호함시롱 정작 중요한 상의할 사항이 남은 것 같아 차나 한잔 하자고 했어요.

한 친구가 앙탈을 부려요.

남자들끼리 차마시러 가면 안된데요.
그건 게이들이나 하는 짓이래요;;;

된장남 놀이나 한 번 해 보자 했어요;

제가 소개팅 할 때 주로 이용하는 장소로 가보자 했더니 두 친구 모두 가소로운 표정으로 저를 갈궈요. 얼마나 또 후지겠냐는 눈초리로 갈구는 거 같았어요.

훗.

나름 먹어주는(?) 장소로 인도했어요. 두 친구 모두 흠칫 놀라는 분위기에요.

한 친구는 와 봤었더래요. 제가 이런 데를 알 줄은 예상을 못했데요.

한 친구는 저보고 정신차리래요; 안 어울린데요;

아무튼 한 친구는 커피를 시키려고 하는데 아까 게이 운운한 친구가 극렬 반대하는 바람에 셋다 모두 맥주를 시켰어요.

어느덧 상의는 (광속으로) 끝나고 주변을 둘러보니...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50대 남성 3인과 저 멀리 꿀꿀한 포스의 30대 후반 남성 두명만이 동성 테이블이고 다른 수십개의 테이블은 혼성이었어요.

갑자기 부끄러워 도망치듯 빠져나왔어요.

결론은 제가 하는 소개팅 장소는 후지지 않아요!
나름 먹어줬어요!

심신이 지쳐 뻘글 하나 남겨 보아요;
굿 나잇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