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안녕하세요 유부녀 냥군입니다.

신랑 부서에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모르고 출근을 해서
몇몇 직원들이 전염 되고 비상이 걸렸네요.

태어난지 50일된 꼬맹이를 데리고 친정집으로 피신 왔습니다.
신랑이 '초큼' 보고 싶긴 하지만 엄마가 밥해주고 아빠가 청소해주고.. 행복하네요+_+



결혼 후 '내신랑'이 생기고 '내새끼'가 생기고 '새가족'이 생기다보니
온 신경이 이 '새가족'에 집중된 나날이었습니다.
매일같이 내신랑 뭐해먹일지, 내새끼 짓무른 엉덩이를 어떻게 낫게할지..

친정집에 있다 보니 그간 잊고 지낸,
아빠 엄마 언니 나로 구성된 '헌가족'을 돌아보게 되네요.



두 딸이 시집을 가고 우리집은 너무 넓어졌습니다.
엄마 아빠 두 분 다 일을 하시기 때문에 집에 있는 사람도 없구요.
아빠는 친구들이랑 술먹고 늦게 들어오시고 엄마는 퇴근해서 티비보다 주무시고..

결혼하고 간혹 불시에 집에 가보면 밥도 없고 반찬도 없고 냉장고는 텅비었고..
"왜 우리집에는 먹을게 없어? 엄마 아빠 밥 안해먹고 살아?"
하면 엄마는
"우리집 하숙집이야. 와서 잠만 자고 나가. 빨래도 각자 해"
하며 웃으시곤 하셨습니다.


제가 꼬맹이를 데리고 오니 우리집이 다시 사람 사는 집이 되었네요.
아침마다 엄마가 밥하고 국 끓이고.. 산모 잘 먹어야한다고 내내 고기반찬이 넘쳐납니다.
아빠는 술 한 번 안먹고 일찍 들어오십니다.
두 분 다 집에 오시자마자 손자 보는 재미에 싱글 벙글~

"아~ 사람 사는 집 같아서 좋네~" 하시는 아빠를 보며
내엄마, 내아빠.. 내 헌가족들이 너무 쓸쓸해보며 속상하네요.


며느리 노릇 한다고 시댁에 들락거리며 "어머님~" "아버님~ 호호호"
항상 이래왔는데 울 엄마 아빠는 그간 참 쓸쓸했나봅니다.

일반적으로 며느리는 시댁식구들 생일까지 다 꿰뚫고 관심을 가지는데
사위는 왜 처갓집 식구들에 관심이 없을까요? 물론 안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새삼스레 내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애잔한 마음이 들어 씁슬합니다 허허;
자식새끼 피똥싸며 키워두면 결혼해서 떠나가고...
인생 좀 허무한 것 같아요-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