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지난 몇 주 동안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에 몇차례 시달린 후
오늘은 간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해 보았습니다.

들쑥날쑥한 배차간격과 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중고등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한동안 버스 이용을 자제했었는데 간만에 타니 새로운 느낌이더군요.

또한 예전에 약 8개월간 매일 똑같은 버스를 타다보니
거의 매일 보게 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있잖아요.. 저와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장소로 출근하는 분들....
대략 얼굴은 서로 알지만 인사는 안 하는 어색한(?) 사이라고나 할까.
암튼 그분들 몇몇을 아침에 간만에 보았더니
반갑기(?)까지 하더군요 ㅋㅋ






길이 막히지 않아 예상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어
아침공기나 마시자는 생각으로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좀 걷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강남역인데 한 정거장 먼저 내리니 교보타워 뒤편쯤 되더군요.
요즘 그 유명하다는 NB와 할렘 클럽 옆으로 지나 강남대로를 따라서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습니다.

개중에는 밤새 술먹다가 이제 집에 가는 '부러운' 사람들도 있었죠.
방학중인 것으로 생각되는 학생들인 것 같고....



걷다가 느낀 건데
아무래도 지하철 역이 있는 방향으로 걷다보니
저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 보다는
지하철 역에서 나와 저를 향해 걸어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출근시간이라는 특성상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사람보다는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맞은편에서 저를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많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아침의 사람들은 참으로 무표정 했습니다.

다들 어디론가 가기 위해 바삐 이동하면서
상체와 하체 근육을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얼굴 근육만큼은 전혀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구두 소리, 자동차 소리 외에는 들리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간혹 이야기 하는 사람 목소리가 들리면
자동적으로 고개가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나도 저런 무표정한 모습으로 걷고 있겠지.......
나도 무언가를 향해 바삐 이동하는 저런 사람들 중 하나이겠구나...........
저들도 나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니 제 자신이 조금 안스러워지더군요.









출근길에는 무표정한 채 몇십분간을 혼자 이동하다보니
평소에 비해 잡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뻘글 하나 적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