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느낌은 마치 유재주의 제갈공명의 1권을 읽는 느낌이다. 제갈량의 어린시절과 젊은 시절이 나오듯이..ㅎ 열국지나 관포지교 고사에서는 둘이 벌써 우정을 쌓은 이후 애기이지만.. 이 책에서는 젊은 시절 만남부터의 애기가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래서 줄거리를 간단히 적어보면은.. 포숙이 16살되던때 아버지 포경숙이 주왕실을 모시던 소공의 문하로 들어가 유학을 떠나라하니.. 가신 패일을 데리고 여관에 묵으며 백사라는 아가씨를 알게 되면서 소공 문하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는 2년간 수학하며 수제자로 인정받은 포숙보다 네살많은 20살의 건실한 청년 관중이 있었던 것이다. 거기서 포숙은 관중에게 이주일 정도 가르침을 받으며 그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드는데.. 중간에 소홀(소공의 친척으로 후에 관중과 공자 규의 스승이 됨)이 포숙을 괴롭히는 친구로 등장한다. 암튼, 관중은 평범하면서도 조용하고 냉냉한 젊은이처럼 굴며.. 포숙을 살갑지 않게 대한다. 이 둘은 과연 어떻게 사이가 진전이 될까.. ㅎ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다. 즉, 관중과 포숙의 집안 내력에 대해서다. 간단히 인용해서 적어보면..
먼저, 포숙(鮑叔)은 이름은 아(牙)인데.. 삼형제중에 막내였지만 아버지 포경숙이 적자로 삼고 싶을 정도로 총예했다. 원래 포(鮑)는 씨(氏)이고, 성은 사(似)이다. 사라는 성은 하왕조의 우(禹)왕에서 시작된다. 우왕의 자손은 모두 사성을 쓰고, 그들이 사는 지명에 따라 씨가 생겼다. 포숙 아버지 포경숙은 봉읍을 가진 중급 귀족이었지만, 그 혈통은 제나라의 공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제나라는 태공망이라는 인재에 의해 건국될 때부터 다민족 국가로 혈통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면서.. 제는 다른 나라들과 체질이 다른 이방인이 가장 살기 좋은 땅이었다 한다. 그리고, 포경숙의 조상이 언제부터 제군을 모셨는지는 알 수 없다. 식읍을 가진 걸로 보아 오랜 옛날부터 중신이었거나 공신이었을 테지만, 사성을 쓰는 나라가 기, 증, 짐관, 관, 호 다섯개 였으니.. 그 가운데 한 나라의 공족이었다가 어떤 사연으로 제에 망명했다고 한다면.. 제의 군주에게 읍을 하사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암튼, 포씨 집안은 그렇게 대단한 집안은 아니고 중간 정도의 느낌은 든다. 포숙아 자체도 공부보다는 유유자적 의협스러운데가 좀 있고.. ㅎ
그리고, 관중(管仲)의 이름은 이오(夷吾)로.. 그는 포숙을 처음 대면하고 자신의 내력에 대해서 먼저 애기를 한다. 이유가 무얼까? 그게 역적의 자손이라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였다. 관중이 역적의 자손이었다? 이 애기를 하려면 그의 조상 관숙선(管叔鮮)에 대해서 애기해야 한다. 먼저, 주성왕의 증손자가 주목왕인데.. 이 주성왕의 아버지 주무왕의 수많은 자식중에 관숙선이 있어 관(管)이라는 지역을 봉토받아 무난히 살았는데.. 무왕 사후에 문제가 일어난다. 성왕이 즉위했는데 아직 어리다보니 주공단(周公旦)이 섭정을 하게 됐는데.. 이 주공단이 바로 관숙선의 동생으로.. 관숙선 입장에서는 동생 주공단의 명령을 받는게 유쾌하지 않았고.. 주공단이 성왕을 꼭두각시 취급하며 전횡을 일삼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 관숙선은 동생 채숙도와 함께 반란을 일으켜 주공단을 주살하고 만것이다. 이런 관숙선의 반란은 주나라에서는 도저히 용납이 될 수 없는 것으로.. 채숙도의 아들은 훗날 사면을 받고 채(蔡)라는 땅에 나라를 세웠는데.. 주범인 관숙손의 자손은 주 왕실의 사면을 받지 못하고 역적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다. 이에 관중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관숙선의 자손이 아니냐는 질시의 대상이 되다보니.. 초면의 포숙에게 먼저 관숙선의 가계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런데.. 정말 관숙선의 자손이 아니었을까? ㅎ
어찌됐든 관중의 아버지 관장중(管莊仲 또는 관엄중)는 영상(潁上)땅에서 삼형제를 키우며 살았는데.. 그때 관중의 집안은 나름 풍족한 명문가에 노비도 많이 거느리며 풍요속에 자란 관중은 삼형제중 둘째로 아버지의 총예를 받으며 학문을 배우고 활쏘기도 즐겨다 한다. 그래서 후에 공자 소백을 잘 맞춘건가.. 허리띠에 맞아서 문제였지만..ㅎ 그러던중 15살 되던해에 희(熹)가의 계연과 약혼까지 했는데.. 이둘의 애뜻한 사랑이 쉽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 형의 악의로 파혼까지 당했으니.. 암튼, 이렇게 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관중을 형은 시기하고 증오하더니 아버지가 죽고나자.. 어머니가 평상시 관중보다 밀어주던 형은 의기양양해져서 기녀들과 분탕질에 개차반이 돼서 재산을 모두 탕진해 집안을 거덜내고 만다. 그후 형은 급사하고.. 이에 관중은 기울어진 가세를 한탄하며 집을 떠나 저렇게 소공 가의 문하에 유학을 떠나게 된 것이고.. 거기서 실력을 쌓으면서 인정받고 나중에 온 포숙을 만난 것이다. 과연 둘은 어떻게 사귀어 간담상조하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