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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로 폰텐코르보 감독, <알제리 전투>(La Battaglia di Algeri, 1966, 이탈리아)


제게는 영화 동지들이 두명 있습니다. 한분은 영화과 교수님이시고 다른 한분은 무역을 하시는 여사장님입니다.

모처럼 연락이 와서 세사람이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지요. 우리가 선택한 영화는 <알제리 전투>였습니다. 부산에 있는 국도가람예술관에서 상영중인 이 영화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독립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선택한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알제리 전투>는 영화사상 걸작입니다. 이 영화는 시네마 베리테(진실을 포착하기 위해 기존의 다큐보다 참여성을 강조한 영화) 형식을 빌려 실제 사건을 효과적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합니다.

영화에는 연인원 1만명을 동원 되었는데, 이들은 대부분이 알제(알제리의 수도)에서 프랑스 군이 알제리인을 학살을 할때,  목격한 목격자들입니다. 그들은 죽어간 자신의 가족, 친구,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영화 촬영에 협조했던 것이지요.

엔니오 모리코네는 알제리 민중들의 이런 열정에 감복하여 이 영화의 음악 작곡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개봉되자 1966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측은 이 영화에 대상을 수여합니다. 당시 프랑스 관계자들은 <알제리 전투>에 묘사된 프랑스 묘사에 불만을 품고 전원 영화제에서 철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당 기간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개봉이 금지되었지요.

하지만 지금와서 보면 질로 폰텐코르보 감독은 나름 객관적으로 사실을 묘사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에서 프랑스인들을 테러할때 민간인까지 죽이는 장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봉후에 찬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영화가 다큐의 형식을 빌린 극영화이기에 '사실성'의 문제, '선동'의 문제가 줄곧 지적되었기 때문이죠.
여기에 이 영화에서 각본을 담당한 프랑코 솔라나스가 다음과 같이 반박을 합니다. "사실성? 그 개뼉다구 같은 사실성이 뭔데? 내가 말하는 사실성이란 반제국주의적인 선동을 통해 제국주의의 실체를 만천하에 까발리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대략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이 영화를 꼭 보기를 여러분들께도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를 '지금' 꼭 봐야 하는가하는 문제입니다.

그것은 이 영화가 현재 남아있는 지구상의 단 한벌밖에 없는 리마스터링본을 수입해서 공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깐 우리가 이 영화를 필름으로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p.s) 어제 우리 모임에서는 12시 40분에 모여서 밤 11시 무렵에 헤어졌습니다.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영화와 문학, 미술에 대한 활발한 토론으로 한해를 마무리했습니다. 영화보다도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