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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에 한 번 있을 신용 쓰나미..충격받았다"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규제를 멀리했던 나의 시장경제 이론에 허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 앨런 그린스펀 전 美 연준 의장

그린스펀 전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의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가 실시한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금융위기는 `백년에 한 번 나올만한 신용 쓰나미(once-in-a-century credit tsunami)`"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에 반대했던 것에 대해 부분적으로 잘못했다(partially wrong)"면서 "금융기관들이 내가 기대했던 바와 같이 주주들과 투자자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헨리 왁스맨 위원장은 이날 "당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초래한 무책임한 대출 관행을 막을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와 같은 조언을 받았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 경제가 그 댓가를 치르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에 대해 자신의 시장경제 이론에서 `허점을 발견했다(Yes, I found a flaw)`면서 "40년 이상 이같은 이론이 잘 들어맞았다는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 금융위기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며 "신용평가사들이 비현실적으로 높게 평가한 서브프라임 증권에 대한 수요가 국제적으로 급증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그가 재임시절(1987년~2006년) 주장했던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그는 지난 2005년 5월 연설을 통해 "민간 차원의 자체적인 규제가 정부의 규제보다 과도한 리스크 부담을 방어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러나 "규제감독 당국이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며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전망을 요구하는 어떠한 분야에서도 완벽을 기할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절대적인 확신이나 전지전능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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