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H2 완결편이 나왔을때 고등학생이었는데요. 정말 적잖이 실망을 했었죠.
제가 원하는 결말: 히로가 정면대결 승리, 히까리에게 고백, 히까리&히로 커플 이었거든요.
근데 히로는 변화구로 승부하는등 승리에 집착하다가 마지막에는 직구승부를 했고 히데오 역시 직구만 치려고 고집하다가 범타로 물러나다가

마지막엔 변화구를 의식해서 삼진당하죠. 게다가 연애라인은 그대로 유지..왜 히로가 이겼는데... 히로, 히데오 히까리의 심리 상태를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말이 확실한 터치가 더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대학에 가서 여성에 대해 좀 알게 된 후(남중 남고 졸업) 다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더군요. 야구는 거의 같은데 심리묘사에서 전에 못느끼던게 있었어요. 특히 전 정신적인 성장이 느린편이기도 했기 때문에 히로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습니다.
글구 결말도 뭐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제가 원했던 결말로 맺음한다고 하면 좀 유치했을 거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연애경험 후 다시 보니 작가가 첨부터 이 결말만 생각한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히로가 승부에 집착했던 건 야구와 사랑은 별개라는 걸
히데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거였겠죠.



살다보면 여러가지 선택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정말 고민이 될 때는... 전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논리적으로 선택하려고 노력합니다. 신중하거나 우유부단하죠. 그러나 돌아보면 전혀 논리적인 접근을 하지 않더군요. 그때그때 행동 자체의 인과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알 수 있었던 다른 경우의 수들을 돌아보지 않고 악수 중에서 덜 나쁜 것을 고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럴때 후회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 후회를 마음 속으로 삭힐 때 H2 에서의 문구가 도움을 주곤 합니다. 그 때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그때로 되돌아가면 또 다시 같은 선택을 하게 된다는말... 이거 물리적으로도 맞는 말이거든요. ㅎㅎ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고 해도 초기값이 달라지지 않으면 결과는 같죠. 네. 전 결정론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나에게 달려있다고 믿는.

올해 또 전 많은 갈림길 위에 섰고 많은 선택을 했습니다. 바보같이 행한 것도 많아요. 제게 생각하는 일은 굉장히 재밌고 좋아하는 일인데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기간이 최근 좀 길었었습니다. 생각하는게 좀 두려웠던 거 같아요. 근데 그래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야겠죠.

내년부터 어떤 미래가 절 기다리고 있을지 굉장히 설레입니다. 베팍 분들도 좋은 일 많이 있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