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 꼬꼬마때 꿈은 유전공학자였습니다.

우연히 읽게된 3류 과학잡지 나부랭이에 눈알이 훼까닥 돌아버려,

초등학교 1학년때 이미 꿈이 유전공학자라 주절거리고 다녔습니다.





중1때까지 유전공학 유전공학 노래를 부르며 살다가,

이민을 왔습니다.

이민와서 한동안은 영어에 치어 사느라, 꿈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지요.

그러다가 PC통신에 중독,

통신연재 소설들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그걸보면서 작은 단편들을 몇개 썼고,

의외로 좋은 반응에, 나름 장편소설을 서너달 연재한적도 있었지요.

꾸준히 읽고 평가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한때 작가가 되어볼까 하는 가당찮은 꿈도 꾸었습니다.

뭐 훗날 내가 쓴글을 읽어보니 뺨따구가 싸대기 맞은듯 화끈거리는것이,

글질 그만둔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_-







오랫동안 좋아했던 유전공학이어선지,

대학을 갈때도 뭔가 엇비슷한쪽이 심히 땡기기에,

영어도 잘 못하면서 겁도 없이 의료공학/전자공학 복수전공에 지원, 아슬아슬 합격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럽니다.

한국 대학은 들어가기는 어렵고 졸업하긴 힘들다.

하지만 호주대학은 들어가기보다 졸업하기가 훨씬 힘들다. 공부 빡씨게 해야한다.




사람들 말을 들을껄 그랬습니다 -_-

술질에 당구질에 슷하질에 연애질까지....

가볍게 쓰리고로 1년 정학을 맞아주고,

졸업할때가 되니 이미 의료공학 학위는 날라가 있습디다.

남은건 어마어마하게 쌓여버린 학자금 융자뿐.






찬란하게 빛나는 졸업성적(21세기 들어 최악의 졸업성적이라더군요-_-)으로 학교를 끝마쳤습니다.

면접 뽀록으로 그나마 다행히 괜춘한 회사에 취직을 하고,

요즘은 그냥 일에 치어 살고있습니다.

Technical support engineer - backup/restore/storage

벌써 이바닥에서 구른지 4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어색하기만 한 타이틀입니다.

서포트 엔지니어...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작은 소설들이 컴터에 쌓여가는것도,

대학시절의 의료공학 관련 서적들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것도,

이루지 못한, 떠나보내버린 꿈 때문인 듯 합니다.







불펜옹들의 어릴적 꿈은 무었이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