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군대에서 겨울은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했었네요

부산이라는 따뜻한 남쪽나라에 살다가

파주까지 올라갔으니...



첫해겨울은 PX병이었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겨울에는 피엑스병이 너무 힘들어요

겨울에는 20kg짜리 군장메고 행군도하고

꽁꽁얼은 땅 안파져도 힘줘서 파봐야 땀좀 흘려봐야 추위도 이기지

맨날 난방도 잘안되는 충성마트에서 가만히 앉아서 과자나 팔고 있으려니....

어찌나 추웠던지 창고에 있는 맥주가 얼어서 터져버린겁니다

원래 맥주라는게 사회처럼 한병 두병씩 사가는게 아니라 간부들이 박스씩 사가다보니

먹고 싶을때 한병씩 열수가 없으니 안타까웠는데

터저버린게 몇병 되니 그걸 핑계로 그거라도 홀짝 홀짝 하니까 추운 겨울을 좀 버티겠더군요




두번째 겨울은 보일러병이었어요

남들 다 자는 시간에 보일러 돌리느라 보일러 실에 있으니

어찌나 춥고 지겹던지 하루 보일러 돌리고 나면 책한권이 읽어지더라구요

나 이거참...얼마나 지겨웠으면....

그나저나 보일러는 밤에 돌리기 때문에 보일러병이 밤에 잠을 조금밖에 못자니

낮에도 재워주더라구요

에효...사람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되는디

밤에는 지긋지긋하고 낮에는 또 활동량이 없으니 잠도 안와서 또 책보고

어찌나 지겹던지....

군대에 있는 진중문고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누나가 열심히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서 보내줬는데

거의 두달에 한번 휴가나올때 책 들고 온다고 팔이 빠지는지 알았네요

역시 군대에서 겨울은 정말 힘들기 그지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