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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면 생각나는 그사람.

광주.

비가오고 있습니다.

비가오면 생각나는 그사람. 언제나 말이없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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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8년전.

앤초가 큐티하게 전경으로 착출되어 충북에서 봄맞이 시위대비 진압훈련을 한창받던 91년 초봄이였다.

4월이면 대학가에서는 노태우정권 타도 관련 시위가 당연 있을 예정이었기에 우리부대도 예외없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그리고 저녁 식사후에는 야간 훈련(방독면쓰고 밤 시위 대비 훈련)까지 하는 아주 고된 하루였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막 시작될려고하는 그 시점에 앤초는 첫사랑이였던 처자와 군바리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회하여 막 알콩 달콩한 사랑을 시작하였고, 휴가만 기다리는 그런 상황이였다.

그날 비가 왔었다고 기억이 된다.

평일날, 그날도 하루종일 훈련을 받았는데, 오후 느지막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음에도 부대장의 특별 명령으로 저녁 식사 후 야간 훈련을 받기로 계획되어 부대 대원 전체가 조금은 뚱해있는 상황이였는데...

평일날인 그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7시 30분 야간 훈련을 기다리는 이미 사위가 어둠으로 캄캄해진 시간에 그녀가 나를 면회왔다.

우리 부대는 속리산 기슭에 자리잡은 오지산골로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곳인데 대구에서 충북 청원군 미원원까지 캄캄한 산길을 더듬어 그녀가 면회를 온 것이다.

위병소에서 면회가 왔다는 연락을 받고 아니 누가 이런 평일 면회를 왔을까 하며 놀라움에 나가보니 그녀가 회색 롱코트를 입고 환한 웃음으로 면회를 온 것이다.

소대장에게는 이이 연락이 갔고 소대장 또한 평일날, 그것도 한창 훈련에 열중해야하는 날 누가 면회를 왔는지 궁금하여 위병소로 찾아왔다.(그 소대장은 경찰대 출신으로 나랑 같은 학번이였다 그도 군복무를 전경대 소대장으로 대체하는...)

나는 당연히 외출, 외박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원칙상, 평일 면회는 안되는 것이고, 또 잠시후 야간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가 소대장에게 환한 웃음을 띄고 “외박”을 요청하는 것이다.

“소대장님. 저 대구에서 멀리 왔는데, 지금은 돌아갈 차편도 없어요. 외박 안시켜주면 미원면에서 저혼자 있다가 내일 아침에 가야하는데, 멀리서 온것 감안해서 앤초 외박 부탁 드릴께요.  네 소대장님....” 하면서 약간의 애교도 부렸다,

그 부대장 잠깐 나를 보더니 빙긋 그녀에게 제안을 하였다.

“먼길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참 이거 난감하군요. 낮선 곳에서 혼자 계시라고 하기도 그렇고, 하지만, 잠시 후 훈련도 해야하고 오늘은 평일인데....”

“에이.... 그냥은 못 보내주고요, 우리 내무반에 와서 대원들에게 외박 신고하시고 대원들이 동의해주면 보내드립지요..”한다.

허걱. 우리 1소대에 대원만 45명인데, 그 남자만 득실거리는 내무반에 가서 신고를 하라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경서야. 이건 아니다. 미안하지만 그냥 가라, 어떻게 내무반에 가서 신고를 해.....”

“뭐 괜찮아. 하면되지 뭐...”

그녀가 앞장서서 소대장에게 내무반이 어디냐고 물어본다.

소대장 어이없지만, 그녀가 하겠다니 자신이 내밷은 말이고 하여 내무반으로 그녀를 안내하였다.

부대는 난리가 났다. 앤초 애인이 외박신고를 하려고 이 늦은시간에 1소대 내무반에 온다고 하니, 4개소대 고참병까지 합쳐서 우리 내무반에 대원이 득실득실하였다.

소대장이 말했다. “우리 1소대에 4개 분대가 있으니 각 분대장에게 신고를 하시고 분대장들이 모두 오케이하면 저에게 마지막 신고 통과하면 외박 보내드리겠습니다. ”

하아....... 난 참 미칠 것 같았다. 쪽팔린 것 둘째치고 그녀가 내무반에 들어가서 4번이나 신고를 해야한다니.... 그녀와 같이 있고 싶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하겠노라고 한다.

정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녀도 전투모 하나를 빌려 머리에 쓰고는 1분대장에게 외박신고를 하였다.

“충성. 일경 앤초” “앤초애인 경서” “이상 2인은 1991년 2월 15일 20시부터 익일 08시까지 외박을 명 받았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다시, 애인 복창소리가 작다” 나를 좋아하던 1분대장 웃음을 얼굴에 가득 담고는 다시를 외친다.

“충성.......블라블라......”

분대장들이 몇 번 장난을 쳤지만, 나나 그녀가 목청껏 군기를 담은 목소리로 신고를 하니 다들 통과시켜주었다.  대원들은 분대장들이 더 장난 치기를 원했지만.......

부대원들이 모두 깔깔 거리고 웃고, 고참대원들이 “앤초 너 이새끼 복도 많다”고 뒷통수 한 대씩 치고.... 옆 소대 고참은 “앤초 너임마 군생활 앞으로 나 때문에 꼬인줄 알아...”하면서도 좋아들하고.... 정말 왁짜지껄한 광경이였다.

소대장은 신고를 받더니 한마디 한다.

“앤초일경 애인분의 용기가 가상해서 외박은 보내드립니다만, 우리대원 전투력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밤에는 잠만 재우십시오. 할 수 있습니까....?”

그녀 약간 머뭇거리더니 “노력해 보겠습니닷..” 한다. 내무반이 떠나가라 웃음이 펴지면서 신고를 마쳤다.

전 부대원의 축하를 받으며 위병소를 빠져나오는데, 그녀가 한마디한다.

“긴장되어서 죽는줄 알았네.... 휴우....... 앤초야.... ”동작그만“ 보니까, 군대 내무반에 예닐곱명 정도 있던데, 한 내무반에 사람 엄청 많구나... ”

그녀는 내무반에서 신고할 때 한 10명 이내 대원 앞에서 할줄 알았던 것이다.

주륵주륵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경계가 불분명한 비를 맞으며 그녀는 내 팔에 꼭 기대어 오돌오돌 떨면서 읍내로 나가는 차량을 기다렸다.

난, 비만 오면 그날 저녁의 해프닝이 언제나 또렸하게 기억된다.

잘 살고 있지 경서야......












독거노인들 염장글 끝...........   일하기 싫어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