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광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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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청상황:
12/10 비발디, 투리나, 멘델스존 협주곡 - 돈가팤유저분, Arrow님 신청
12/11 청승맞은 실내악 작품 아무거나 - 돈가팤유저분 신청
12/13 바흐: 음악의 헌정 - Arrow님 신청
지금 신청하시면 12/15 쯤에 올려드리되 미리 정해놓은 곡과 분야 및 분량이 어울리면 미리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음악사에서 첫손 꼽는 천재 모차르트.
3살 때부터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해, 5-6세에 이미 간단한 미뉴엣 같은 걸 작곡할 수 있었고 10대 초반에 교향곡과 오페라를 작곡할 수 있었다~는 마치 북쪽 수령님 같은 전설이 전하지요. 물론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천재라 해도 그 능력이 무르익는 시기라는 것이 있는 법, 우연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모차르트에게 있어 그 시기는 '결혼'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슨 대단한 근거는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거죠.
오페라로 국한해서 얘기를 해보면, 모차르트는 빈에서 콘스탄체와 결혼하기 전인 짤츠부르크 시절부터 이미 오페라 작곡가로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긴 했습니다. 그의 결혼 전후의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적당히 거짓말과 과장을 섞어서 잘 설명되어 있지요.
그가 결혼 전까지 썼던 오페라의 분야는 1. 바로크 시대에 정점을 이루고 이제 그 수명을 다해가는, 신화 속의 신과 영웅이 나오는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와 2. 바로크에서 고전으로 넘어가던 시절, 프랑스를 중심으로 해서 벌어진 이른바 부퐁 논쟁에서부터 태어난, 보통 사람들의 코메디를 다룬 오페라 부파opera buffa, 3. 왕후장상에게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쓴 아부성 무대음악 정도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 시기에 했던 연습들이 훗날 모차르트의 작품군 뿐만아니라 전 음악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이 되는 오페라 부파-피가로,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의 자양분이 되었을 겁니다.
다시 '아마데우스'로 돌아와서 그가 빈에서 새 오페라를 처음 맡게 되는 상황을 적절히 거짓말 섞어서 묘사했다고 했는데, 그 에피소드의 중요한 의미는 '독일어'로 노래하는 오페라-징슈필Singspiel이라 하죠-를 작곡하게 되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만, 실제로 모차르트는 영화에 나오는 '후궁Serail' 직전에 이미 독일어 오페라를 작곡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영화에서의 에피소드는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모차르트가 능구렁이 같이 시침 뚝 떼고 독일어에 도전해보겠노라고 큰소리를 친 것이겠지요.
오늘 소개하는 오페라는 바로 그 '후궁' 및 '이도메네오' 직전에 태어날 뻔했던 작품, '자이데Zaide'입니다.
'자이데'는 참으로 여러 면에서 후에 성황리에 공연된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Die Entführung auf dem Serail'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둘 다 당시 서유럽에서 유행하던 투르크를 배경으로 삼은 오페라로,
1. 술탄(혹은 파샤)에게 노예로 잡혀와 있던 서유럽 출신의 아름다운 처자(물론 소프라노),
2. 사실은 역시 유럽의 귀족 출신인데 역시 노예로 끌려와 있던 미청년(당근 테너),
3. 이 둘이 눈이 맞아서 자유를 찾고자 악의 소굴, 하렘을 탈출하려 하나,
4. 충실한 똘마니 (주로 무어인으로 묘사, 베이스)에게 잡혀서 끌려와
5. 대노한 술탄(파샤)이 죽이네 사네, 노발대발 테크를 좀 타다가,
6. '후궁'의 경우에는 파샤가 '나는 관대하다~' 하면서 모두를 용서하고 풀어주는 뜬금없는 결말로 마무리.
대충 이런 테크를 탑니다.
그러면 '자이데'는? 그건 아무도 모르지요.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완성짓지 못(안)했으니까요.
어째서 이것이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가장 만만한 추측은 '후궁'이라는 좋은 건수를 왕실로부터 따냈으니 그쪽으로 집중을 하면, 같은 소재의 이건 쓸모가 없어진다. 내버려 둬~~! 했을 거라는 것이고,
또하나의 추측은, '후궁'이 -영화에서도 나오듯- 상큼, 발랄, 유쾌 일변도의 작품인데 비해서 '자이데'는 놀랄 정도로 어두운 분위기라는 겁니다. 어떻게 수습을 지었어야 할까요. 당시 분위기 상 주인공 남녀가 죽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을 텐데... 어쨌든 미완성이라는 얘기,
하여 오늘도 간단히 몇 곡만 올리려 합니다.
Wolfgang Amadeus Mozart
Zaide K.344
술탄의 애첩 자이데.
비록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나 독일 귀족 출신으로 지금은 노예와 같은 술탄의 애첩이 되어버렸지만, 언제나 어떻게 하면 고향으로 탈출할까 하는 궁리 뿐이다. 그런 자이데가 어느 샌가 노예 한 명에게 자기도 모를 연모를 품고 있다. 그 노예에게선 다른 뭔가가 있어... 어쩌면 내 고향 사람일지도 몰라... 이런 생각과 함께... 그 노예의 이름은 고마츠.. 역시 독일 귀족 출신으로,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아랍에 노예로 팔려왔다. 고마츠는 물론 자신을 어떤 여인이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피곤에 지친 고마츠가 잠시 몸을 뉘고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때, 이를 본 자이데가 나타나 그의 머리맡에 자신의 초상화와 보석 몇 가지를 두며 다음의 노래를 부른다.
No.3 Arie (Zaide)
(미완성일지언정 이 오페라가 살아남아 사랑을 받는 이유가 이런 곡이 들어있기 때문이란 거)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편히 쉬세요, 내 사랑이여.
schlafe, bis dein glück erwacht, 행운이 당신에게 피어날 때까지.
da, mein Bild will ich dir geben, 자, 여기 나의 초상화를 드리겠어요,
schau, wie freundlich es dir lacht. 보세요, 얼마나 다정스레 웃고 있는지!
Ihr süßen Träume, wiegt ihn ein, 단꿈이 그대를 보듬은 동안
und lasser sienem Wunsch am Ende 그대가 꿈꿔온 사랑의 환영이
die wollustreichen Gegenstände 마침내 현실이 되어
zu reifer Wirklichkeit gedeihn. 나타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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