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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가을 회사 웍샵을 갔을 때 초빙된 강사님께서 해주신 얘기입니다.

어느 대기업의 차장급 (대략 40대 중반쯤 되겠죠) 웍샵에 초빙되어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죠.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뻤던 때가 언제입니까.' 라는 질문을요.

어떤 분은 결혼했을 때, 어떤 분은 무언가 성취했을 때, 어떤 분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얘기했죠. 그런데 어느 분은 이렇게 답했다더군요.

'저희 아이가 군대를 갔다와서 대학교도 마치고 취직했을 때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응? 아... 연세에 비해서 무척이나 일찍 애를 가지셨군요.'

'아닙니다. 사실은 제 아이는 제 형님의 아이입니다.'라는 대답부터 나온 얘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자신이 막 군대를 제대했을 무렵에 형 내외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갓 5살 넘은 형님의

아들만 덩그라니 남아 있게 됐다더군요. 하나밖에 없던 형의 아들을 키우기로 맘먹고는 그때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더군요.

'미안하다. 나는 내 조카를 이제 내 아들처럼 키워야 한다. 그런 짐을 너에게 떠넘길 수 없구나'

하지만 여자친구는 오히려 기꺼이 함께 키우겠다면서 헤어질 수 없다고 했다더군요. 여자친구의

결심을 듣자마자 곧바로 결혼하고는 그때부터 조카를 자식의 자식으로 삼아 키웠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아이는 장성해서 군대도 다녀왔고, 대학도 마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독립한

거죠. 그리고 그 분은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때였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뭉클하군요. 형님에 대한 그리움, 얼떨결에, 그러나 단호한

각오로 키우기 시작한 시절, 장성했을 때의 느낌.

따주리 형님의 친구분 얘기를 들으니 저때의 얘기가 생각나서 잠시 또 눈시울을 붉혔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