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조금 늦게 <킹콩을 들다>를 봤습니다.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의 공식을,
(어려운 환경의 주인공 또는 재능이 없는 주인공,
그를 발굴해내는 스승,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시련, 그리고 인간승리)
그대로 답습하면서 만든 신파물이더군요.

<씨네21>에서 달시 파켓이 쓴 한 줄 평이 적절하군요.
(<땀보다 많은 눈물> 뭐 이런 거였는데)

많은 분들이 <우생순>과 비교를 하는데,
<우생순>에 비해서는 뭐랄까,
삶의 비루함이나 고통이 그저 울리기 위한 도구로,
쓰인 것만 같아 작품성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우생순>이 좋은 영화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스포츠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과 함께,
30대 여성들의 고단한 삶도 잘 녹여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킹콩을 들다>는 10대 소녀라는 요소를 많이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질질 흐르는 게,
잘 만든 신파는 사람 울리는 데,
정말 좋은 것 같군요.

중간에 계곡 놀러가는 장면 보면서,
아, 나중에 상여 드는 장면으로 똑같이 나오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상여 장면 나오니까,
눈물이 주루룩,
흙.

원래 제가 잘 울어서-_-;
<파이란>, <너는 내 운명> 같은 신파영화를 보면,
제대로 눈 뜨고 영화를 본 적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영화 보다가,
눈물을 흘려봤습니다.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