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가 며칠 전에 고가의 안경테를 질렀더랬죠......

여친님께서는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고 계신답니다.....

만나러 갈 때마다 예전 안경을 쓰고 가기 때문이져......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여친님께서는 26년간 피아노로 단련된 양 팔로 저를 어찌하실지 모르기에......ㄷㄷㄷ...


어제는 친한 친구 둘을 만났습니다.......한명은 여자, 다른 한명은 남자네요......

여자는 저의 정말 친한(남자로 치면 파이어에그 친구라고나 할까....) 친구고, 남자는 같이 7년간 의대 생활을 함께하고 같이 인턴하고있는 친구지여....

여자애가 소개팅을 시켜달래기에 작년 3월 즘에 인턴 친구를 소개팅 시켜줬는데 그게 인연이 되서 아직까지 사귀고 있더군열.......

암튼 남자애가 군대를 간다기에 위로 겸 오래간만에 여자애 얼굴도 볼 겸 해서 만났습니다......


만나지 말아야 했습니다.....


제가 깨방정을 떤 것이지열.....

나름 안경테 바꾸었는데도 알아봐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 우울해 하던 차에 이녀석들한테라도 자랑할려구 "이게 테만 78만원이다~"라고 지껄인게 화근이었지열......

저희 여친님은 저의 여자 친구의 후배이고 같은 교수님 밑에서 배워서 둘은 아주 친하답니다....게다가 저의 여친님의 대모이기도 하구여......

술을 열씨미 먹던 중 여친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오빠야~모하노~(구미 출신이라서 사투리도 종종 쓰는데 귀여워 죽겠습니다....>_<)"

"오빠야 지금 술먹는데이~(저도 이렇게 맞장구 쳐주구여....^^;;)"


그때 들려오는 악마의 속삭임......


"혜림아~영건이 안경테 멋지다~ㅋㅋㅋ~"


이것들이 저를 물먹일려고 작정을 한것이지요~

둘이서 같이 합창을 해대는데 이게 전화기를 타고 여친님 귀까지 들어갔네여.....


"오빠야~이게 무슨 소리야? 안경이라니?"

"아.....그게 내가 안경테 멋있다고 자랑좀 했거든~우리 애기가 골라 줬다고.....(사실 그 전에 쓰던 안경은 여친님이 손수 골라주신 것이지요....^^;;)"

"그래? 흠.....오빠야 술 쪼금만 먹으래이~"

"알았다~"


이런식으로 마무리 지은 다음에 이노무 바퀴벌레 한쌍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후.....

아직도 어제를 생각하면 조마조마 했네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