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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통합의 대상 對 경제 걸림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조 활동 규제조치 해제는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기조와 뚜렷이 대비된다.

오바마 정부의 노동정책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권리 옹호와 노조에 대한 존중을 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노동자가 포함된 폭넓은 사회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전제돼 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의 권리를 기업활동의 방해물이나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여기는 인식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말부터 최저임금법·비정규직법·근로기준법 등 각종 노동권 완화 조치를 내놓은 것은 이런 인식의 연장이다.

임금삭감을 고용유지의 전제로 놓는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대책도 마찬가지 발상법에 기대고 있다. 정부는 노사합의로 ‘임금삭감-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하는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가 일자리 나누기를 빌미로 임금 삭감을 유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이명박 정부는 노동계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금속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를 제안했지만 정부는 “진정성이 없다”며 일축했다.

한국노총과 경총이 공동 제안한 ‘노사민정 연석회의’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사분규를 바라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인식도 판이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분규의 원인과 배경에 초점을 둔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직수당을 요구하며 공장을 점거한 리퍼블릭 윈도즈 앤 도어즈 노동자들을 “노동자들이 종전에도 동일한 보상과 혜택을 받아왔다면 해당 기업들은 마땅히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옹호했다.

이 대통령은 분규의 원인과 배경은 도외시한 채 노동자들의 각종 투쟁에 대해 ‘불법 엄단’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내놓고 있는 각종 대책은 위기 극복과는 무관한 친기업 정책일 뿐”이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적 통합에 발벗고 나서야 할 정부가 되레 통합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제혁기자 jhj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