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과 사랑에 대한 불신감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2명 사겨봤는데 2번 다 연인이 바람을 피고 그 와중에 큰 배신감을 느껴봤고.
비록 재결합하긴 했지만 청소년기에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도 있었고.
가족도 부양해야하고,,먹고살려고 막일을 몇 년 한 적이 있었는데 내 몸뚱아리 빼고는 정말 믿을 게 없다는
생각도 했었고. 친한 친구에게 돈을 떼여서 등록금을 못내 고생한 적도 있고
대학 다니면서 어느 날 친한 동기와 술자리서 뒷담화라고 하나요?
그냥 진지하게 둘이서만 얘기했는데 며칠 뒤에 과에 소문이 다 났더라는ㅜㅜ
물론 뒷담화는 제 잘못이지만ㅜ
아무튼 이런 저런 오해 속에도 전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졸업했습니다.

이런저런 일련의 과정을 거쳤는데 전 정말 많이 변해버린 것 같습니다.
누군가 은근슬쩍 슬며시 고민을 털어놓아도 저는 잘 모르는 척 못 알아들은 척하죠
대충대충 대답하고...그들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음에도 발을 뺍니다.
남의 일에 끼어들어 불필요한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거죠.
제가 잘못한 것도 알고 가끔 후회도 합니다만 고쳐지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지도 못하고.
술을 잘 마시는 편이기는 하지만 많이 먹다가 필름 끊기면 지금 상황이 또 달라질까봐
술을 먹는 것도 즐기진 못합니다.

제가 키우는 허브와 작은 수족관의 열대어에게는
난 외로워~~ 곁에 있어줘~~라고 말을 할 수 있지만
사람에게는 절대 그런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길 잃거나 다친 동물은 3번이나 내 돈 들여 동물병원 데려가서 치료해서
집에서 키우거나 형편이 안 되면 동물보호단체에 보낸 적은 있지만
길에 쓰러진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친 적은 많습니다.
동물구호단체에는 적은 돈(월 3천원)이지만 후원을 하고 있지만
고아원이나 양로원에는 전혀 마음을 쓰지 않습니다.
또한 성금ARS는 해본 적도 없구요.
이번 최민수 사건도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니 신경쓰이지도 않고
화도 나지 않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합니다.
웬만한 일엔 화도 잘 안나고요. 그냥 자꾸 마음이 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아무리 예쁜 여자를 봐도 사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맞선도 본 적이 몇 번 있는데...아주 싫은 상대가 아니었음에도
담에 영화 보자는 문자를 몇 시간 고민하다가 그냥 막연히 뭔가가 두려워서
씹어버리고 말았죠.

4년전쯤에 호감가는 누군가가 있었고 그 쪽도 제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지만
좋아한다거나 한 번 만나자는 말을 하지 않고 그렇게 흐지부지 되었고.
아는 후배가 제가 좋다는 식으로 장난치듯이 저에게 말해도 저는 모른 척 해 버리죠.
심지어 아는 선배들과 술집 가서 술을 마셔도 그냥 정말 술만 먹고
선배가 2차 찔러줘서 여자와 모텔에 갔는데도 밥만 시켜먹고 그냥
대화만 나누다가 그냥 데려다 준적도 많죠. 그래서 술집여자들은
제가 그냥 매너 좋은 줄 알거나 전혀 순진과는 거리가 먼 저임에도 불구하고
무지 순진해 보여서 우려먹기 좋다는 생각을 하는 건지 또 전화연락을 해 왔기에
어장관린 줄 알면서 또 만나서 그냥 소주만 마시고 집에 데려다 준 적도 많고……
물론 불펜분들 말처럼 뭐 사달라고는 하던데---그냥 무시했죠
근데 술집여자들중에 대학 다니는 애들이 좀 많던데요

근데 사람들은 제가 매너가 좋은 줄 압니다. 늘 좋은 말만 하거든요,
이쁘지도 않은데 이쁘다. 옷 어울리지도 않는데 어울린다.
솔직히 얘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말은 늘 혀끝에서만 맴돕니다.
저는 사실 매너가 좋다기보다는 무지 가식적인 것이죠.
사람을 솔직하게 대한다면 늘 매너가 좋을 수는 없거든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여러번의 배신을 겪다보니 누구에게도 솔직해지질 못합니다.

퇴근하면 가끔 사람들과 술 마시고 2차가면 여자와 자는 대신 그냥 얘기만 하고..
결정적으로 여자 있는 술집가도 죄책감 들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런 가보다,
물론 사회에서는 많은 분들이 욕하겠지만. 개인적 양심상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입니다. 꼭 대화를 나누기만 했다고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잠을 잤다고 해도
양심에 꺼리낄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책 읽는 것은 좋아하지도 않아서 주말엔 컴으로 영화보거나 게임만 합니다.
가끔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면 바닷가에 5층 콘도 하나 사서 밭에 채소 키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만 비오는 밤에 외롭기도 하고 막연하게 슬퍼서 눈물도 흘립니다.
그냥 그럭저럭 알고 지내는 지인도 제법 있고
밤에 전화해도 기쁘게 맞아주는 초딩 중딩 때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제가 정상은 아닌거죠? ㅠㅠㅠ

저도 제가 이러는 게 마음에 안 드는데 고칠래야 고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오늘은 근 십년만에 정말 솔직히 속마음을 얘기해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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