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묘하네요.
- 작성일
- 10-01-04 20:46
제가 전화번호를 제법 잘 외우는 편입니다.
지금 폰에 전화번호가 250개 가량 저장되어 있는데, 자주 연락하는 번호 등 약 7~80개정도 외우고 있네요. 다른사람들 폰 바뀌기 전 번호까지 합하면 100개 넘어가겠네요.
제가 올해 25되는데, 작년 가을에 처음 여자친구를 사겨봤었습니다. 실제로 한사람을 좋아해본 것도 처음이고, 사귄것도 처음이었죠.
첫 한달간은 제 생각만일지는 모르겠지만, 잘 사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연락이 뜸해지더라구요. 뭐, 제가 눈치가 아주 없는편은 아닌지라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저는 꾸준히 연락했었죠.
결국 어느순간 아무말도 없이 잠수를 타더라구요. 제가 자존심이 강한편은 아니라 딱히 자존심 상한건 아닌데, 기분은 나빴습니다. 기분이 묘하데요. 그냥 쓴웃음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해서 연락 몇번 더 해보고 저도 연락을 끊었었습니다. 그게 벌써 세달쯤 됐네요. 이후로는 가끔 한번씩 생각나는거 이외에는 잊혀져 가겠지 하고 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까전에 제가 폰 요금을 확인하러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갔었습니다. 이리저리 클릭해보면서 확인하고 있는데, 자주통화한 번호가 나오는 메뉴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확인하는 중에 전 여자친구의 번호가 나오더라구요.
제가 엘지 텔레콤을 쓰는데, 엘지텔레콤에 자주 통화한 번호 확인하면 010-00**-00** 뭐 이런식으로 몇자리를 가려서 나옵니다. 앞에서 제가 말했듯이 저는 전화번호 잘 외우는 편이라서 그냥 쓴 웃음을 지으면서 전화번호를 기억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번호가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갑자기 머리가 띵 하더군요. 심지어 친구가 5년전에 바꾼 전화번호도 아직 외우고 있는 저인데, 별로 좋지않은 기억이더라도 불과 3개월밖에 지나지않은 번호가 벌써 잊혀지더라구요. 그래서 폰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 전화번호가 다시 잊혀지려면 또 오래 걸리겠지요. 미련이 있는건 아닌데, 전화번호를 잘 외운다고 생각했는데, 잊으니까 자존심히 상한달까요. -_-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남들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더라고 하더라' 하고 생각만 했었는데, 잊혀져 가고있다는걸 실제로 느끼게 되니까 기분이 참 묘하네요. 이런게 사람을 잊어가는거구나, 이렇게 관계라는게 정리되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부산에 사는지라 아까는 비도 추적추적오고... 참 묘합니다...ㅋ
에휴.. 며칠전에 25살도 됐는데 이제는 다시 쫌 여자친구 좀 사겼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_-
아니 -_- 여자친구 생기자고 같이 기원합시다 -_-
그래봤자 안 생겨요. <= 이런 말은 다시 반사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