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오락실게임 1990년대-3편
- 작성일
- 09-02-10 11:30
지난 시간 소개한 오락실 게임들은 어렸을 적 필자가 주로 했던 게임들이었다.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했었던 게임 중 하나인 골든 엑스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간단한 조작과 화끈한 재미를 즐길 수 있었던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은 대부분 사활을 걸고 즐겼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그 중 100원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떼울’수 있는 게임은 뭐가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지난 번 소개한 게임들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떼울 수 있었던 게임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였다. 키워드는 지난 번 소개했던 것 처럼 바로 ‘얍삽이’였다.
사실 오락실에서 얍삽이를 사용하는 것 처럼 나쁜 일은 없다. 대전액션 게임에서 금기시되는 것들을 사용하는 족속들은 언제나 응징이 따른다는 오락실의 법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상대방을 도발하는 짓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전액션 게임에만 국한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의 얍삽이는 큰 죄책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었다.
게다가 썩 얍삽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 캡틴 아메리카의 원코인 클리어 비법이었다. 점프 후 최 정점에서 지상으로 공격하는 특수기로 상대를 제압하면서 적들을 물리쳐 나가는 게임 방식은 확실히 재미도 선사했다. 게다가 단순하게 이것만 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원코인 클리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캐릭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술과 적들의 다양한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임기응변 등 많은 스킬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었던 캐딜락과 퍼니셔 등은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을 원코인 클리어 하는 사람은 정말 거의 신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스노우 브라더스 시리즈(1990, 1994. TOAPLAN, HANAFRAM 제작)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타격감과 호쾌한 느낌은 유저들을 압도했고, 새로운 시도는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다양한 캐릭터성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기억에 남고 역사에 길이 남을 게임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한 유명 게임의 아류작으로 평가받으면서도, 화끈한 액션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유저들에게 인기를 끈 게임이 있다. 바로 90년대 어린아이들은 물론 청소년층까지 섭렵했던 스노우 브라더스(SNOW BROS)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 눈덩이로 한 번에 밀어버리는 재미가 탁월!
스노우 브라더스는 전 세계를 풍미했던 게임인 보글보글의 아류작이며,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던 뉴질랜드 스토리, 원더보이 등과 함께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보글보글의 아류적인 게임성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었던 것은 매우 독특한 일이었다.
이 게임은 2인용으로 움직였으며, 캐릭터는 파란색과 빨간색 옷이 다른 눈사람이 전부였다. 보글보글과 마찬가지로 이 눈사람을 움직여 눈을 던져서 적을 눈으로 감싼 다음 눈덩이가 된 적을 굴려서 적들을 퇴치하는 것이 게임을 풀어 나가는 주 방식이다. 때문에 보글보글과 마찬가지로 눈을 던질 수 있는 공격버튼과 점프 버튼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적들을 없애 버리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게 되고, 10스테이지마다 보스가 등장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으며 50스테이지가 최종보스가 등장하게 되어 있는 게임 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가장 강한 공격은 단순한 캐릭터의 눈 던지기 공격이 아니라 적을 눈덩이로 만들어서 그것을 굴리는 것인데, 이 눈덩이로 적들을 많이 휩쓸어버리면 공격력 강화가 되는 빨간약과 스피드가 빨라지는 파란약, 그리고 점프력이 강화되는 노란약을 획득하여 캐릭터 강화를 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이 눈덩이로 적들을 한번에 일망타진하게 된다면 만 엔짜리 돈뭉치들이 떨어져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도 있었다.
또한 90년에 이어서 94년에는 스노우 브라더스의 후속작 스노우 브라더스2는 HANAFRAM이라는 회사가 제작해 출시를 했다. 후속작은 공격 특성이 다른 4명의 캐릭터가 준비되었으며 그 특성이 확연하여 기존의 재미와 함께 캐릭터의 다양성까지 더해져 더욱 매력있는 게임이 되었다.
△ 그래픽 등도 훨씬 진일보한 스노우 브라더스2
이런 단순한 게임의 구성, 그리고 악마들에게 납치되어 간 공주를 구하러 여행을 떠난다는 단순한 스토리 구성은 얼핏 보면 그다지 재미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고전 게임들의 재미는 객관적인 분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보글보글을 지금 해도 재미있는 것 처럼, 원더보이를 지금 해도 재미있는 것 처럼 스노우 브라더스 충분한 재미를 담보하고 있었다.
- 에이리언 VS 프레데터(1994. CAPCOM제작)
90년대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손꼽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인지도를 받았던 게임이다. 인기 영화 시리즈의 이름을 따 만들어서 그 만큼 사람들의 기대가 컸고 또 그 만큼 부담이 많았던 작품이지만, 영화보다 더 훌륭한 게임으로 거듭난 모범적인 대표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이하 AVP)는 지구를 침략한 에이리언들과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싸우는 인간 2명 D.셰퍼(룰모델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다. 아마 프레데터 1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그를 보고 캐릭터로 만든 듯)와 리나 쿠로사와, 그리고 에이리언들의 침략과 동시에 지구로 온 프레데터 파이터(흰색)와 프레데터 헌터(붉은색)의 전투를 그린 게임이다.
△ 최대 강점이었던 AVP의 캐릭터. 참고로 프레데터 헌터는 피자배달부라고 불리기도……
AVP의 첫 번째 장점은 바로 화끈함. 게임의 포인트는 개떼(?)같이 몰려드는 에이리언을 최첨단 무기와 화려한 스킬들로 없애버리는 액션에 있었다. 게임을 진행하다 나오는 각종 무기들과 그 무기를 맞고 화려하게 산화하는 에이리언들. 작렬하는 불 속에서 죽어가면서도 수도 없이 몰려나오는 에이리언들의 각양각색의 모습과 보스전에서 등장하는 거대한 에이리언의 모습은 화끈함을 느끼게 했으며 적들의 계속되는 공격에 공격당하는 모습은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유의 긴장감과 오싹함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의 시스템은 일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는 다른 면모를 다수 갖추고 있었다.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은 3가지로, A는 서브웨폰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이며 B는 일반공격, 그리고 C는 점프 버튼이었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이 섬머솔트 커맨드(↓↑+B)로 대공으로 솟구치며 행하는 공격을 할 수 있었으며, 점프 뒤 ↓+C의 커멘드로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하는 기술도 있었다. 또한 서브웨폰의 경우 게이지가 있어서 그 게이지를 모두 소모했을 경우 발동되지 않고 게이지가 모두 회복될 때 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유저들은 게이지를 모두 소모할 때 까지 웨폰을 사용하지 않고 도중에 끊은 뒤 다시 일찍 채우고 다시 무기를 사용하는 요령을 발휘했다.
△ 프레데터 특유의 레이저 빔을 받아라……아니, 빔이 아니라 폭탄인가?
이런 기술들과 시스템은 각 캐릭터마다 각자 다르게 적용되어 캐릭터의 특성을 줌과 동시에 다양성을 추구했다. 셰퍼의 경우 점프가 없으며 유일하게 점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공 공격 커맨드를 입력하는 것뿐이었다. 스피드가 현저히 느리고 점프가 없다는 단점 대신 그는 압도적인 파워와 중화기를 가장 잘 다루는 캐릭터로 나왔으며, 한쪽 팔에 달려 있는 서브웨폰을 길게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여성 캐릭터이자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인 쿠로사와는 일반 공격력이 제일 낮았지만 가장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었으며, 서브웨폰인 총을 가장 길게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총을 모두 사용하면 캐릭터 중 유일하게 재장전하는 모션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줄 만 했다. 또한 유일하게 점프버튼인 C를 누르고 있다가 떼면 발동하는 특수기(장풍과 비슷한)가 있어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모션의 액션은 그녀의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인기 있었던 캐릭터는 역시 2기의 프레데터였다. 프레데터 파이터의 경우 죽창을 들고 있었으며 헌터는 언월도와 비슷한 무기를 들고 싸웠는데, 공격력 뿐만 아니라 민첩성까지 두루 갖춘 특수공격과 대공공격으로 가장 월등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원작 영화에서 나왔던, 어께에 달려 있는 레이저 빔은 폭탄과 같은 범용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역시 에이리언 최종보스의 맛은 퀸이다!
이렇게 각자 다른 캐릭터들의 특성으로 엄청난 숫자의 에이리언들을 토벌하는 내용의 게임인 AVP는 캡콤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게임이었다. 90년대 최고의 액션 게임들만을 만들어 냈던 캡콤의 능력은 AVP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특히 음산하고 어두운 곳에서 등장하는 에이리언들의 특성을 잘 살려 게임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들을 노출시켰으며 원작에서 등장하는 에이리언들의 알과 유충, 그리고 숙주와 인간진영의 로봇들, 장갑차 등도 충실히 재현하여 호평을 받았다. 특히 2D그래픽의 표현 효과는 지금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써 거대한 에이리언 보스와 어미 에이리언을 표현했던 부분은 정말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큰일났다’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 정도로 위압감과 몰입감을 주는 요인이었다.
물론 AVP는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이었다. 때문에 어느 정도 게임 잘 한다던 필자의 동네 고수들도 쉽사리 혼자서 AVP의 원코인 클리어를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서서히 킹 오브 파이터즈의 인기에 밀려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사라지던 시절, 여전히 유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명작 게임 중 하나이기도 했다.
- 나이츠 오브 라운드(1991. CAPCOM제작)
90년대를 수놓았던 또 한 편의 캡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 명작. 나이츠 오브 라운드, 즉 원탁의 기사를 소개한다.
△ 랜슬럿, 아더왕, 퍼시발의 모습
원탁의 기사는 영국 판타지의 아더왕 전설로 가장 많이 판타지 게임과 소설, 만화, 영화에 인용되는 소재 중 하나였고, 어김없이 그를 인용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그 중 최고는 단연 이 나이츠 오브 라운드일 것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3명. 날렵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랜슬럿과 중후한 왕의 품위를 풍기는 아더왕, 그리고 도끼를 사용하는 강력한 이미지의 퍼시발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무기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었는데, 랜슬럿은 빠른 공격전환 속도를 가진 검을 사용했으며 아더왕은 육중하면서도 균형 잡힌 양날겁을 사용했고, 퍼시발은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조금 느린 양날 도끼를 가지고 있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는 일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비슷하다. A버튼으로 공격을 하며 B버튼으로 점프를 하고 A와 B버튼을 누르면 약간의 HP를 소비하고 전후방윅 공격이 발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독특했던 것은 방어 커멘드(←+A)가 있어서 보스전에서 탁월하게 사용되었다. 방어를 하면 일정 시간 캐릭터가 무적 상태가 되기 때문에 미묘한 조작감으로 발동되는 이 방어 커맨드의 호용성은 상당히 높았고 또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다만 가만히 방어만 하고 있으면 캐릭터가 무방비 상태로 전환되어서 일정 시간 조작불능 상태가 되기 때문에 양날의 검으로 유저들에게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원탁의 기사를 재미있게 플레이하게 했던 요인은 바로 RPG요소인 레벨 업 시스템이었다. 플레이어의 점수가 일정 수치에 도달하거나 해당 아이템을 획득하면 캐릭터 레벨이 하나씩 상승하는데, 이 때 캐릭터의 전체적인 능력과 동시에 시각적인 효과로 갑옷과 검이 그에 맞춰 변신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스테이지를 계속 해 나가다 보면 레벨이 높아져서 금색 갑옷에 멋진 붉은 색 망토까지 착용하게 되는데, 이것을 보기 위해 유저들이 이 게임을 하기도 했을 만큼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였다.
△ 누더기를 걸치고 나온 초반보다 매우 멋져진 아더왕의 모습
원탁의 기사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상당히 높은 난이도 수준을 갖추고 있는 게임이었다. 적들이 다수 등장할 뿐 아니 이후에는 화살 공격까지 병행하는 통에 쉽사리 적들을 완벽히 제압할 수 없었다. 이 때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말이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말은 골든엑스에서의 탈 것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큰 존재였다. 말을 타고 싸우는 특유의 컨트롤만 있으면 적들을 압도할 수 있었을 정도로 그 위력이 상당했다. 물론, 그 치고 빠지는 미묘한 컨트롤은 익히기 쉬운 것은 아니었다.
여러 특성들과 중세 기사들의 풍모를 느낄 수 있었던 원탁의 기사는 수화적인 그래픽 표현으로 유저들을 매료시켰던 90년대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하나였다. 또한 큰 회복 아이템을 공격해서 4등분 한 다음 함께 플레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재미도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을 했던 게임이었다.
- 천지를 먹다2(1992. CAPCOM제작)
이 추억의 오락실 게임 시리즈를 잘 보는 유저들은 이 때쯤 ‘무슨 캡콤이 만든 게임만 소개해?’라는 반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일부러 캡콤 게임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캡콤의 게임들이 유독 유저들에게 인정받았고, 명작들이 많았다. 그리고 역시 명작이었던 89년작 천지를 먹다를 계승한 이 ‘천지를 먹다2~ 적벽의 전투’역시 유저들에게 가장 많이 기억되고 있는 게임 중 하나다.
△ 오호장군을 뜻한 듯 한데……그럼 위연이 아니라 마초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전작에서는 유비, 조운, 장비, 관우가 등장했는데 비해 천지를 먹다2에서는 5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유비가 오프닝 초반에만 나오는 역할로써 캐릭터에서 제외되고 밸런스를 갖춘 캐릭터 조운, 파워 넘치는 캐릭터 2명인 관우와 장비, 그리고 활을 사용하는 황충과 대머리의 위연이 추가된 것. 총 5명의 캐릭터로 삼국지의 무장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수준이었다(한자를 모르던 시절, 위연이 대체 누군지에 대해 어렷을 적 갑론을박하기도 했다).
천지를 먹다2는 말을 타고 시뮬레이션형 액션이라는 느낌이 짙게 든 전작과는 달리 완전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특수기가 추가되었는데, 섬머솔트 커맨드를 입력하면 특수기가 발동하여 단순한 버튼 연타 액션 게임으로의 회귀를 거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천지를 먹다2에서의 특징은 하드코어한 잔인함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특수기를 이용하여 적들을 없애면 적들이 그 자리에서 두 동강 나는 이펙트를 볼 수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게임이 상당히 짙은 선정성을 띄고 있었다.
한 가지 이 게임에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었던 것은 바로 아군 캐릭터의 임팩트가 조금 약했다는 것이었다. 게임의 특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원작에서 별 것 아닌 존재였던 이각(첫 번째 보스다)마저 덩치가 크게 나오는 등의 포스(?)를 내뿜는데, 희대의 명장인 관우나 조운, 장비 등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보였던 것이었다.
△ 하후돈과 싸우는 관우. 관우는 천지를 먹다 시리즈에서 거의 백정 스타일이다
아무튼 만두 먹기 게임 등으로 익살스러운 재미까지 내포하고 있었던 천지를 먹다2는 그 당시 끼리끼리 오락실을 찾는 유저들이 반드시 하는 게임 중 하나였음은 틀림이 없었다.
- 야구격투 리그맨(1993. IREM제작)
필자가 살던 동네의 오락실에는 ‘야구왕’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던 게임. 최대 4명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 캐릭터들의 귀여움성과 카툰과 같은 이펙트로 많은 사람들의 눈을 매혹시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을 소개하겠다. 국내에는 북미판 기판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Ninja Baseball Batman)이라는 게임 이름을 기억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 익살스런 분위기와 캐릭터들이 맛깔스러웠던 리그맨
이 게임의 강점은 무엇보다 캐주얼성이었다. 게임의 시스템이나 난이도는 전혀 캐주얼하지 않았지만(보통의 플레이대로 하면) 그래픽적인 효과와 사운드는 충분히 남녀노소 즐길 만한 색체를 띄고 있었다. 빨간색 복장을 입은, 팀의 리더인 호세(JOSE)와 특수기의 특성 덕분에 많은 유저들의 인기를 얻은 녹색의 리노(RINO), 가장 어려운 특수기를 가지고 있어서 레어급 캐릭터였던 노란색의 로저(ROGER), 그리고 마지막의 스트로우(STRAW)는 각 캐릭터 특성을 잘 살린 특수기를 보유하여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인 캐릭터성을 부각시켰다.
물론 점프와 공격버튼, 그리고 점프 버튼이 있는 게임의 일반적인 시스템은 다른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모든 캐릭터에 달리 적용되어 있는 특수기들은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이 중 리노의 공중 특수기인 ‘이나즈마 킥(イナズマキッグ- 번개 킥)’은 원코인으로 이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는 강력한 특수기여서 캐릭터 자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치어리더들은 직접 공격이나 혹은 HP회복 아이템을 던지기도 한다
웬만한 오락실에서는 오락기를 2개 이어놓고 최대 4명이 모두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친구들이 모두 우루루 몰려가서 재미있게 했던 액션 게임인 리그맨. 필자의 ‘오락실에서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게임’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중 100원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떼울’수 있는 게임은 뭐가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지난 번 소개한 게임들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떼울 수 있었던 게임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였다. 키워드는 지난 번 소개했던 것 처럼 바로 ‘얍삽이’였다.
사실 오락실에서 얍삽이를 사용하는 것 처럼 나쁜 일은 없다. 대전액션 게임에서 금기시되는 것들을 사용하는 족속들은 언제나 응징이 따른다는 오락실의 법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상대방을 도발하는 짓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전액션 게임에만 국한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의 얍삽이는 큰 죄책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었다.
게다가 썩 얍삽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 캡틴 아메리카의 원코인 클리어 비법이었다. 점프 후 최 정점에서 지상으로 공격하는 특수기로 상대를 제압하면서 적들을 물리쳐 나가는 게임 방식은 확실히 재미도 선사했다. 게다가 단순하게 이것만 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원코인 클리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캐릭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술과 적들의 다양한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임기응변 등 많은 스킬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었던 캐딜락과 퍼니셔 등은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을 원코인 클리어 하는 사람은 정말 거의 신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스노우 브라더스 시리즈(1990, 1994. TOAPLAN, HANAFRAM 제작)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타격감과 호쾌한 느낌은 유저들을 압도했고, 새로운 시도는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다양한 캐릭터성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기억에 남고 역사에 길이 남을 게임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한 유명 게임의 아류작으로 평가받으면서도, 화끈한 액션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유저들에게 인기를 끈 게임이 있다. 바로 90년대 어린아이들은 물론 청소년층까지 섭렵했던 스노우 브라더스(SNOW BROS)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스노우 브라더스는 전 세계를 풍미했던 게임인 보글보글의 아류작이며,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던 뉴질랜드 스토리, 원더보이 등과 함께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보글보글의 아류적인 게임성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었던 것은 매우 독특한 일이었다.
이 게임은 2인용으로 움직였으며, 캐릭터는 파란색과 빨간색 옷이 다른 눈사람이 전부였다. 보글보글과 마찬가지로 이 눈사람을 움직여 눈을 던져서 적을 눈으로 감싼 다음 눈덩이가 된 적을 굴려서 적들을 퇴치하는 것이 게임을 풀어 나가는 주 방식이다. 때문에 보글보글과 마찬가지로 눈을 던질 수 있는 공격버튼과 점프 버튼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적들을 없애 버리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게 되고, 10스테이지마다 보스가 등장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으며 50스테이지가 최종보스가 등장하게 되어 있는 게임 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가장 강한 공격은 단순한 캐릭터의 눈 던지기 공격이 아니라 적을 눈덩이로 만들어서 그것을 굴리는 것인데, 이 눈덩이로 적들을 많이 휩쓸어버리면 공격력 강화가 되는 빨간약과 스피드가 빨라지는 파란약, 그리고 점프력이 강화되는 노란약을 획득하여 캐릭터 강화를 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이 눈덩이로 적들을 한번에 일망타진하게 된다면 만 엔짜리 돈뭉치들이 떨어져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도 있었다.
또한 90년에 이어서 94년에는 스노우 브라더스의 후속작 스노우 브라더스2는 HANAFRAM이라는 회사가 제작해 출시를 했다. 후속작은 공격 특성이 다른 4명의 캐릭터가 준비되었으며 그 특성이 확연하여 기존의 재미와 함께 캐릭터의 다양성까지 더해져 더욱 매력있는 게임이 되었다.
이런 단순한 게임의 구성, 그리고 악마들에게 납치되어 간 공주를 구하러 여행을 떠난다는 단순한 스토리 구성은 얼핏 보면 그다지 재미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고전 게임들의 재미는 객관적인 분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보글보글을 지금 해도 재미있는 것 처럼, 원더보이를 지금 해도 재미있는 것 처럼 스노우 브라더스 충분한 재미를 담보하고 있었다.
- 에이리언 VS 프레데터(1994. CAPCOM제작)
90년대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손꼽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인지도를 받았던 게임이다. 인기 영화 시리즈의 이름을 따 만들어서 그 만큼 사람들의 기대가 컸고 또 그 만큼 부담이 많았던 작품이지만, 영화보다 더 훌륭한 게임으로 거듭난 모범적인 대표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이하 AVP)는 지구를 침략한 에이리언들과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싸우는 인간 2명 D.셰퍼(룰모델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다. 아마 프레데터 1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그를 보고 캐릭터로 만든 듯)와 리나 쿠로사와, 그리고 에이리언들의 침략과 동시에 지구로 온 프레데터 파이터(흰색)와 프레데터 헌터(붉은색)의 전투를 그린 게임이다.
AVP의 첫 번째 장점은 바로 화끈함. 게임의 포인트는 개떼(?)같이 몰려드는 에이리언을 최첨단 무기와 화려한 스킬들로 없애버리는 액션에 있었다. 게임을 진행하다 나오는 각종 무기들과 그 무기를 맞고 화려하게 산화하는 에이리언들. 작렬하는 불 속에서 죽어가면서도 수도 없이 몰려나오는 에이리언들의 각양각색의 모습과 보스전에서 등장하는 거대한 에이리언의 모습은 화끈함을 느끼게 했으며 적들의 계속되는 공격에 공격당하는 모습은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유의 긴장감과 오싹함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의 시스템은 일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는 다른 면모를 다수 갖추고 있었다.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은 3가지로, A는 서브웨폰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이며 B는 일반공격, 그리고 C는 점프 버튼이었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이 섬머솔트 커맨드(↓↑+B)로 대공으로 솟구치며 행하는 공격을 할 수 있었으며, 점프 뒤 ↓+C의 커멘드로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하는 기술도 있었다. 또한 서브웨폰의 경우 게이지가 있어서 그 게이지를 모두 소모했을 경우 발동되지 않고 게이지가 모두 회복될 때 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유저들은 게이지를 모두 소모할 때 까지 웨폰을 사용하지 않고 도중에 끊은 뒤 다시 일찍 채우고 다시 무기를 사용하는 요령을 발휘했다.
이런 기술들과 시스템은 각 캐릭터마다 각자 다르게 적용되어 캐릭터의 특성을 줌과 동시에 다양성을 추구했다. 셰퍼의 경우 점프가 없으며 유일하게 점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공 공격 커맨드를 입력하는 것뿐이었다. 스피드가 현저히 느리고 점프가 없다는 단점 대신 그는 압도적인 파워와 중화기를 가장 잘 다루는 캐릭터로 나왔으며, 한쪽 팔에 달려 있는 서브웨폰을 길게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여성 캐릭터이자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인 쿠로사와는 일반 공격력이 제일 낮았지만 가장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었으며, 서브웨폰인 총을 가장 길게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총을 모두 사용하면 캐릭터 중 유일하게 재장전하는 모션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줄 만 했다. 또한 유일하게 점프버튼인 C를 누르고 있다가 떼면 발동하는 특수기(장풍과 비슷한)가 있어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모션의 액션은 그녀의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인기 있었던 캐릭터는 역시 2기의 프레데터였다. 프레데터 파이터의 경우 죽창을 들고 있었으며 헌터는 언월도와 비슷한 무기를 들고 싸웠는데, 공격력 뿐만 아니라 민첩성까지 두루 갖춘 특수공격과 대공공격으로 가장 월등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원작 영화에서 나왔던, 어께에 달려 있는 레이저 빔은 폭탄과 같은 범용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각자 다른 캐릭터들의 특성으로 엄청난 숫자의 에이리언들을 토벌하는 내용의 게임인 AVP는 캡콤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게임이었다. 90년대 최고의 액션 게임들만을 만들어 냈던 캡콤의 능력은 AVP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특히 음산하고 어두운 곳에서 등장하는 에이리언들의 특성을 잘 살려 게임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들을 노출시켰으며 원작에서 등장하는 에이리언들의 알과 유충, 그리고 숙주와 인간진영의 로봇들, 장갑차 등도 충실히 재현하여 호평을 받았다. 특히 2D그래픽의 표현 효과는 지금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써 거대한 에이리언 보스와 어미 에이리언을 표현했던 부분은 정말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큰일났다’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 정도로 위압감과 몰입감을 주는 요인이었다.
물론 AVP는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이었다. 때문에 어느 정도 게임 잘 한다던 필자의 동네 고수들도 쉽사리 혼자서 AVP의 원코인 클리어를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서서히 킹 오브 파이터즈의 인기에 밀려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사라지던 시절, 여전히 유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명작 게임 중 하나이기도 했다.
- 나이츠 오브 라운드(1991. CAPCOM제작)
90년대를 수놓았던 또 한 편의 캡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 명작. 나이츠 오브 라운드, 즉 원탁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탁의 기사는 영국 판타지의 아더왕 전설로 가장 많이 판타지 게임과 소설, 만화, 영화에 인용되는 소재 중 하나였고, 어김없이 그를 인용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그 중 최고는 단연 이 나이츠 오브 라운드일 것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3명. 날렵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랜슬럿과 중후한 왕의 품위를 풍기는 아더왕, 그리고 도끼를 사용하는 강력한 이미지의 퍼시발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무기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었는데, 랜슬럿은 빠른 공격전환 속도를 가진 검을 사용했으며 아더왕은 육중하면서도 균형 잡힌 양날겁을 사용했고, 퍼시발은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조금 느린 양날 도끼를 가지고 있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는 일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비슷하다. A버튼으로 공격을 하며 B버튼으로 점프를 하고 A와 B버튼을 누르면 약간의 HP를 소비하고 전후방윅 공격이 발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독특했던 것은 방어 커멘드(←+A)가 있어서 보스전에서 탁월하게 사용되었다. 방어를 하면 일정 시간 캐릭터가 무적 상태가 되기 때문에 미묘한 조작감으로 발동되는 이 방어 커맨드의 호용성은 상당히 높았고 또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다만 가만히 방어만 하고 있으면 캐릭터가 무방비 상태로 전환되어서 일정 시간 조작불능 상태가 되기 때문에 양날의 검으로 유저들에게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원탁의 기사를 재미있게 플레이하게 했던 요인은 바로 RPG요소인 레벨 업 시스템이었다. 플레이어의 점수가 일정 수치에 도달하거나 해당 아이템을 획득하면 캐릭터 레벨이 하나씩 상승하는데, 이 때 캐릭터의 전체적인 능력과 동시에 시각적인 효과로 갑옷과 검이 그에 맞춰 변신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스테이지를 계속 해 나가다 보면 레벨이 높아져서 금색 갑옷에 멋진 붉은 색 망토까지 착용하게 되는데, 이것을 보기 위해 유저들이 이 게임을 하기도 했을 만큼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였다.
원탁의 기사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상당히 높은 난이도 수준을 갖추고 있는 게임이었다. 적들이 다수 등장할 뿐 아니 이후에는 화살 공격까지 병행하는 통에 쉽사리 적들을 완벽히 제압할 수 없었다. 이 때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말이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말은 골든엑스에서의 탈 것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큰 존재였다. 말을 타고 싸우는 특유의 컨트롤만 있으면 적들을 압도할 수 있었을 정도로 그 위력이 상당했다. 물론, 그 치고 빠지는 미묘한 컨트롤은 익히기 쉬운 것은 아니었다.
여러 특성들과 중세 기사들의 풍모를 느낄 수 있었던 원탁의 기사는 수화적인 그래픽 표현으로 유저들을 매료시켰던 90년대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하나였다. 또한 큰 회복 아이템을 공격해서 4등분 한 다음 함께 플레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재미도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을 했던 게임이었다.
- 천지를 먹다2(1992. CAPCOM제작)
이 추억의 오락실 게임 시리즈를 잘 보는 유저들은 이 때쯤 ‘무슨 캡콤이 만든 게임만 소개해?’라는 반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일부러 캡콤 게임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캡콤의 게임들이 유독 유저들에게 인정받았고, 명작들이 많았다. 그리고 역시 명작이었던 89년작 천지를 먹다를 계승한 이 ‘천지를 먹다2~ 적벽의 전투’역시 유저들에게 가장 많이 기억되고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전작에서는 유비, 조운, 장비, 관우가 등장했는데 비해 천지를 먹다2에서는 5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유비가 오프닝 초반에만 나오는 역할로써 캐릭터에서 제외되고 밸런스를 갖춘 캐릭터 조운, 파워 넘치는 캐릭터 2명인 관우와 장비, 그리고 활을 사용하는 황충과 대머리의 위연이 추가된 것. 총 5명의 캐릭터로 삼국지의 무장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수준이었다(한자를 모르던 시절, 위연이 대체 누군지에 대해 어렷을 적 갑론을박하기도 했다).
천지를 먹다2는 말을 타고 시뮬레이션형 액션이라는 느낌이 짙게 든 전작과는 달리 완전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특수기가 추가되었는데, 섬머솔트 커맨드를 입력하면 특수기가 발동하여 단순한 버튼 연타 액션 게임으로의 회귀를 거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천지를 먹다2에서의 특징은 하드코어한 잔인함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특수기를 이용하여 적들을 없애면 적들이 그 자리에서 두 동강 나는 이펙트를 볼 수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게임이 상당히 짙은 선정성을 띄고 있었다.
한 가지 이 게임에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었던 것은 바로 아군 캐릭터의 임팩트가 조금 약했다는 것이었다. 게임의 특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원작에서 별 것 아닌 존재였던 이각(첫 번째 보스다)마저 덩치가 크게 나오는 등의 포스(?)를 내뿜는데, 희대의 명장인 관우나 조운, 장비 등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보였던 것이었다.
아무튼 만두 먹기 게임 등으로 익살스러운 재미까지 내포하고 있었던 천지를 먹다2는 그 당시 끼리끼리 오락실을 찾는 유저들이 반드시 하는 게임 중 하나였음은 틀림이 없었다.
- 야구격투 리그맨(1993. IREM제작)
필자가 살던 동네의 오락실에는 ‘야구왕’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던 게임. 최대 4명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 캐릭터들의 귀여움성과 카툰과 같은 이펙트로 많은 사람들의 눈을 매혹시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을 소개하겠다. 국내에는 북미판 기판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Ninja Baseball Batman)이라는 게임 이름을 기억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의 강점은 무엇보다 캐주얼성이었다. 게임의 시스템이나 난이도는 전혀 캐주얼하지 않았지만(보통의 플레이대로 하면) 그래픽적인 효과와 사운드는 충분히 남녀노소 즐길 만한 색체를 띄고 있었다. 빨간색 복장을 입은, 팀의 리더인 호세(JOSE)와 특수기의 특성 덕분에 많은 유저들의 인기를 얻은 녹색의 리노(RINO), 가장 어려운 특수기를 가지고 있어서 레어급 캐릭터였던 노란색의 로저(ROGER), 그리고 마지막의 스트로우(STRAW)는 각 캐릭터 특성을 잘 살린 특수기를 보유하여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인 캐릭터성을 부각시켰다.
물론 점프와 공격버튼, 그리고 점프 버튼이 있는 게임의 일반적인 시스템은 다른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모든 캐릭터에 달리 적용되어 있는 특수기들은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이 중 리노의 공중 특수기인 ‘이나즈마 킥(イナズマキッグ- 번개 킥)’은 원코인으로 이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는 강력한 특수기여서 캐릭터 자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웬만한 오락실에서는 오락기를 2개 이어놓고 최대 4명이 모두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친구들이 모두 우루루 몰려가서 재미있게 했던 액션 게임인 리그맨. 필자의 ‘오락실에서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게임’중 하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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