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희 학교는 정말 낡고 오래된 학교입니다
건물도 여기 저기 자기 마음데로 지어져있어서
길도 꼬불꼬불...
게다가 왜 이리 산길인지...
외부인이 무슨 건물 찾으면 당최 설명해주기가 어려울정도로..ㅠㅜ



사실 고3때 이학교에 원서를 썼는데 불합격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문 바로옆에 있는 체육관에서 원서 접수를 했는데
체육관 벽이 얼마나 갈라졌는지 그런거 땜빵해놓은 흔적이 너무 많아서
벽면에 거미줄 쳐져있는것같이 생겼거든요
'드르바서 저 학교 안가고 말지...쳇'이랬는데 
정작 사귀었던 처자보다 귀꽁무니만 쫒아다닌 처자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이 학교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재수를 했지말입니다
그렇게 재수를 했는데 정작 그 해 저희과 경쟁율이 233명 모집에 234명이 지원했더군요
쩝..ㅠㅜ



그 시절에는 원서접수는 직접가서 해야됬지만 
합격자발표는 인터넷으로 가능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합격을 확인했지만 왠지 어릴때부터 뉴스에서 보던
학교 정문 옆에있는 체육관....
그 옆에있는 게시판에서 자기 이름과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얼싸안고 환호하는 그런걸 해보고싶어서
학교까지 가서 또 확인하고 그랬지말입니다
근데 딱히 그러는 학생들은 한명도 안보이더군요



왠지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체육관이랑 게시판이 정말 정들었는데
2년전부터 공사를 하면서 체육관을 통째로 허물어버리고
게시판을 철거하고
삐까뻔쩍한 새건물을 지었습니다
그 건물이 며칠전에 완공되고 유명 스타들을 불러서 준공식도 하고..ㅠㅜ
이제 예전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쉽네요



정들었던 시골마을 순이가 서울가서 돈많이 벌어서 꽃단장하고 성형까지하고
다시 고향에서 돌아왔는데 예전 그 모습이 더 좋았던것 같은 그런 기분인가요...


휴~~ 새것, 큰것, 비싼것 만이 좋은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도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