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속이 조금 안좋다가, 그래도 저녁에 무언가를 먹고 잠을 자지 않으면 내일 아침에 엄청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동네를 이리 저리 어슬렁거리던 도중,

클렌징폼을 사고 화장품가게에서 나오는데 처음 보는 분식집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이런 불경기에 장사를 새로 시작할 마음을 먹다니, 라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려 하는데

젊은 부부가 떡볶이를 만들고, 튀김을 튀기고, 순대를 자르면서 장사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은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왔다.

왠지 나도 기분이 좋아져서, 떡볶이와 순대를 사서 왔다.

어찌나 건강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것 같았는지, 그 부부의 웃는 모습이 아직까지도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주위에서 아무리 힘들다고들 이야기를 많이해도,

새로운 생명은 계속해서 태어나고, 살아있는 생명들은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간다.

그들에 부끄럽지 않게, 힘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2.

베팍이 다음카페에서 나온 이후, 거의 다음 접속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메일을 확인할 일이 생겨서, 접속을 해 보았다.

역시나 엄청나게 많이 온 편지들.

그런데, 그 중에 '잘 지내시나요?'라는 메일이 눈 앞에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예전에 연이 닿았던 누군가가, 안부를 묻는 메일을 보낸 것이었다.

순간, 정말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과 참 희노애락을 공유하며 지냈었는데, 이렇게 사람을 잊고 지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일, 그리고 가장 값진 일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 누군가의 가슴 속에, 그리고 기억 속에 내가 자리하고 있지 못하고 잊혀진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줄까.

그리고, '나를 기억하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그 사람들은 나에게 '응'이라고 대답해 줄 수 있을까.

나를 잊지 말아주세요.

僕を忘れない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