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사실 영화 왓치맨을 보고나니..
그래픽노블 왓치맨이라는 원작의 풍부한 함의를 영상으로 다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았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같은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감독의 전작 <300>에 좀 못미치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한가지 흥미로웠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맨하튼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워서 인류를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구해낸?
바이트Veidt가 처음 등장하는 사무실의 배경...
그 배경으로 나오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트윈타워였습니다.

이 트윈타워는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입니다. 따라서 감독이 의도적으로 삽입한 배경이지요.
심지어는 영화의 거의? 마지막에도 트윈타워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이트는 결국 일반대중들은 모르게 맨하튼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움으로써
즉 맨하튼이 뉴욕 중심가를 날려버려서 수백만을 죽인 것처럼 사고를 일으킴으로써
오히려 미국 러시아사이의 냉전을 종식시킬수 있게 하고
그와 동시에 자신은 온갖 경제적 이권을 획득하는
모종의 음모를 기획 , 실천한는 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큰 이야기 줄거리입니다.
911테러도 이를 통해 이득을 얻는 세력이 알려진바처럼 알카에다가 아니라
미정부와 관련이 있는 모종의 세력이라고 보는 것이 911테러 음모론이지요.

따라서 이 영화의 중심에는 바이트의 자작과 911테러가 모종의 연관관계가
있을지도 모른 다는 강력한 음모론conspiracy theory이 자리잡고 있다고 볼수있는 것입니다..

물론 원작은 이런 음모론적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류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맨하튼으로 대표되는 초인적인 캐릭터를 통해 인류를 메타적 시각으로 조망했던 장면들에서 특히 그렇죠.
바이트의 장난질도 사실은 인류가 처한 역설적이고 부조리한 면을 드러내기위한 장치에 불과했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반면 영화는 그런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면보다는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바이트의 행위와 911사태를 연계시키는 암시를 함으로써
우리를 이 영화를 음모론으로 읽힐 수 있게 합니다.
 이게 원작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감독이 이런 원작에도 없는 과감한 각색?을 시도한 이유(이 영화는 사실 트윈타워를 보여주면서
 911과 바이트의 조작을 연결시키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원작을 거의 충실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스필버그가 영화 <뮌헨>에서도 강하게 암시한 것처럼 (뮌헨에서도 마지막 장면에 트윈타워가 등장합니다.)
잭스나이더 감독도 911테러에 모종의 강력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영화를 보신 분들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