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국지] 개자추의 고굉지신 & 제환공의 비참한 말로
- 작성일
- 09-03-26 19:02
용문산 대전에서 진(秦)목공에게 석달간 포로로 잡히며 하서의 다섯개 성을 주고 세자 어를 인질로 주는 조건으로 다시 풀어나 진(晉)으로 돌아온 진혜공.. 석달간 진나라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중이가 권좌에 오를까 걱정을 많이 한 그라.. 돌아오자 마자 극예를 불러 중이를 치자고 한다. 이에 극예는 중이는 나라 밖 책(翟)나라에서 12년간 머물러 있으면서 심복지대환(心腹之大患)이 되기에 반드시 제거해야만 후환이 없다고 동의하며.. 시인(寺人) 발제에게 역사 몇명을 데리고 척나라에 몰래 숨어들어 그를 척살하라고 명한다. 하지만 이 음모를 알게된 대부 호돌은 중이를 모시고 있던 두 아들 호모와 호언에게 척살 음모를 몰래 알려주고.. 이에 공자 중이는 따르는 신하들과 책나라를 떠나게 된다.
책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기로 마음먹고 위나라를 중간에 경유하게 되었는데.. 이때 위문공에게 일언지하에 중이 일행은 문전박대를 당하고 길가의 농부들에게 조차 밥대신 흙덩어리나 먹으라며 비아냥을 받으니.. 그들이 노상에서 겪어야 했던 유랑생활의 곤궁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급기야 배고픔에 고사리를 캐서 삶아 먹다가 목구멍으로 잘 안넘어가자.. 문득 개자추가 어디서 구한 고깃국을 바치자 단숨에 맛나게 먹고 어디서 났냐고 물으니.. 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공자의 주린 배를 채워드렸다 하니 중이는 눈물을 떨구며 그대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자.. 개자추는 이렇게 말한다. "신이 오직 바라는 바는 공자께서 속히 우리 진나라로 귀국하여 신들로 하여금 공자의 고굉지신(股肱之臣 : 임금의 팔 다리와 같은 신하가 되겠다는 뜻)이 되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신이 그밖에 어찌 다른 보답을 바라겠습니까?" 이런 개자추를 염선이 시로써 칭찬하니 이렇다.
효자는 몸을 온전히 하고 죽어야 하니 몸을 손상함은 부모를 욕되게 함일레
아 슬프다 개자추여! 허벅지를 베어 임금의 배를 채웠구나
몸을 임금에 맡겨 그 팔다리가 되었고 일심동체가 되어 화복을 함께 했구나
부모가 끼쳐준 몸을 생각지 않으랴만 자고로 충효는 겸전하기 어려웠다네
자기 몸과 집만을 생각하는 무리들아 어떻게 염치없이 임금의 녹을 먹느냐
이렇게 유랑의 고생끝에 제나라 국경 관문에 이르러 제환공의 환대를 받으며 중이 일행은 우선 한시름 놓으며 칩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때 제나라의 상황은 가히 좋지 못했으니.. 그때가 바로 주양왕 8년에 제환공 마지막 제위 42년째였던 것이다. 이미 관중과 습붕은 훙거한 상태였고 전년에 포숙아에게 나라의 정사를 맡기며 버텨왔는데.. 관중의 유언대로 수초, 역아, 개방을 내쫓고 나서는 제환공은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잘 못자며 용안이 수척해지자 환공의 여부인(如夫人)들중 큰 위희가 그러지 말고 수초, 역아, 개방을 다시 들어들여 군후의 몸조리와 즐거움부터 찾으라는 말에 결국 요리사 역아, 내시 수초, 공자 개방을 다시 불러들인다. 이에 포숙아는 환공에게 중부의 유언을 잊었냐며 울분을 참지 못하고 병이나 죽고 만다. 이러면서 제나라의 국정은 크게 허물어지는 전조를 보이게 되니.. 제환공에 의해서 다시 임용된 역아, 수초 ,개방 이 3인방은 포숙아마저 저 세상으로 가버리자 국정을 마음대로 농락하기 시작한다.
이미 제환공은 기력이 쇠해지고 신의(神醫) 편작을 불러들여 병을 보게했으나 병이 이미 골수로 옮아가 목숨이 오래갈 수 없다 하자.. 제환공은 화를 내며 그를 내쫓고 병은 더욱더 악화된다. 이를 알게된 역수개 3인방은 제환공이 곧 죽을지 모르니 궁에 가두고 따로 모시자고 작당한다. 여기서 위태로운 제환공의 뒤를 이을 세자는 누구였을까.. 먼저 그 계보를 좀 보면 환공의 정부인 왕희, 서희, 채희 세사람은 아들을 못낳아고.. 이 정부인 이외에 여섯 사람의 여부인(如夫人)이 있었으니.. 그녀들 모두 환공의 총예를 받으며 낳은 공자들은 이렇다. 첫째 큰 위희는 공자 무휴, 둘째 작은 위희는 공자 원, 셋째 정희는 공자 소, 넷째 갈영은 공자 반, 다섯째 밀희는 공자 상인, 여섯째 송화자는 공자 옹이다. 여기서 역아와 수초는 큰 위희의 공자 무휴와 당여를 지어 밀고 있었고.. 공자 개방은 공자 반과 밀착한다. 하지만 환공은 셋째 공자 소를 총예하며 차기 대권을 주려고 예전 규구의 회맹때 송나라 양공에게 그의 보좌를 부탁한 상태였다.
결국, 제환공은 역수아 3인방에게 궁에 갇힌줄도 모르고 천장만을 바라보며 시름시름 앓더니.. 끝내 물한모금 목먹고 배고픔에 떨며 자신의 처한 상황을 알게되고.. 환공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궁중 안으로 몰래 들어온 천첩 안아아에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말하니.. "하늘이여, 하늘이여! 소백이 이렇게 죽어야만 하나이까.. 내가 죽어서 영혼이 없다면 그만이거니와 만일 영혼이 있다면 지하에 가서 무슨 면목으로 중부를 만나보겠는가?" 이런 탄성을 몇번 내더니 마침내 숨을 거두고 만다. 헤아려 보건대.. 제환공은 주장왕 12년 여름 5월에 즉위하여 주양왕 9년 겨울 10월에 죽었으니 재위기간은 42년이고 향년 73세였다. 잠연 선생이 시로써 제환공의 장점을 기린 시와 염선이 7언절구 한수로 제환공이 비참하게 죽은 것을 한탄했으니 이렇다.
주실동천 이후에 기강이 무너졌는데 환공이 제후들을 이끌고 왕실을 높였네
남으론 초나라를 응징하여 조공하게 했고 북으로 오랑캐를 치고 영토를 넓혔네
망한 두 나라를 도왔으니 인덕이 높고 태자를 돕고 금법을 밝혔으니 의롭구나
바르고 거짓이 없기로도 이름이 났으니 제환공은 춘추 5패 가운데 으뜸이로다
40여 년 동안 방백의 칭호와 위엄으로
남을 꺽고 서를 억누르니 적이 없었네
한번 병들어 눈자 두 간신이 날뛰었으니
죽은 관중도 차마 눈을 감지 못했으리..
제환공이 붕어했다는 사실을 먼저 알게된 역아와 수초는 우선 이 사실을 숨기고 큰 위희게만 알려 공자 무휴를 권좌에 우선 앉힌다. 이에 문무백관 대신들이 유언대로 세자 소를 앉혀야 한다고 내분이 분연하니 갑사들을 동원해서 대신들을 무참히 도륙한다. 하지만 세자 소는 위태로움에 이미 송나라 양공에게 출분한 상태였고.. 무휴가 권좌에 앉았으나 허울뿐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다른 공자들 원 반, 상인까지 들고 일어선다. 이에 역아와 수초는 국로(國老)인 두 원로대신 고호와 국의중을 끌어들여 내분을 가라앉힐 요량으로 도움을 청하자.. 두 원로는 국상부터 발의후 환공의 염부터 하자는 제의에 제환공의 시신은 두달이 지나서야 거두게 된다. 그때 시신은 부패해서 혈육이 낭자했고 시휘가 가득히 피어오르고 시충들이 개미떼처럼 수없이 생겨나 사방으로 흩어지니 벌레들이 시골안에서 바글바글 들끊고 있었으니.. 이런 환공의 처참한 주검앞에 다들 방성대곡하며 빈소를 마련해 국상을 치르게 된다. 호증 선생은 시로써 그 일을 탄식했으니..
충언은 안 듣고 간신배를 총애하다가
골육지간 형제들로 하여금 싸우게 했네
만약 두 국로가 화해를 붙이지 않았던들
백골을 침상에 놓아둔 채 묻지도 못했으리..
한편 내분으로 송나라로 출분한 제나라 세자 소는 송양공에 의탁하며 그에게 역아와 수초의 난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니.. 우쭐해진 송양공은 곧바로 위(衛), 조(曺), 주(邾) 세나라와 연합해서 제나라를 치러간다. 결국, 제나라에서는 두 국로 고호와 국의중이 도성 안에서 내응을 하며 수초 일당과 공자 무휴를 죽이고.. 나머지 공자 셋(원, 반, 상인)의 반란도 진압하며 역아는 송군과 싸우는 도중에 밤을 틈타 노나라로 도망가고.. 세자 소를 권좌에 앉혔으니 그가 바로 제효공(齊孝公)이다. 제효공은 군위에 오르자 자신을 송나라로 출분케 도와준 최요의 벼슬을 대부로 삼는등 논공행상을 하고.. 이때 노나라 희공이 공자 무휴를 구원하려고 제나라로 오다가 제효공이 이미 군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다시 돌아갔으니.. 이후로 두 나라는 틈이 생기게 된다.
그해 가을 제효공은 아버지 제환공을 우수강(牛首崗) 쇠머리 언덕 위에 장사지내며.. 도굴을 방지코자 큰 봉분의 세 기를 잇대어 축성하고 그 곁에 작은 무덤 하나를 만들어 순절한 안아아를 부장한다. 또 공자 무휴와 반란을 일으킨 공자 원의 생모 큰 위희와 작은 위희 그리고 두 내궁의 내시와 궁녀들까지.. 모조리 산채로 환공의 무덤에 산채로 종장해 버리니 죽은 사람만 수백명이 되었다고 한다. 훗날 사마씨의 진(晉)나라 영가(永嘉) 연간의 말년에 우수강 부근의 촌사람들이 제환공의 봉분을 도굴한 일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 수은으로 채은 연못에 수많은 해골들이 낭자하게 흩어져있고.. 황금으로 만든 누에 수10섬에 주옥으로 꾸민 의상과 옥갑에 비단 병장기도 무수히 나왔으니.. 제효공이 그 당시에 얼마나 후하게 그의 아비 환공을 장사지냈는가를 심히 알 수 있다. 이것을 보고 염선이 시로써 일렀으되..
세 무더기 의총이 산처럼 높고 컸으나
금누에 옥갑은 세상에 나오고 말았네
보물들을 묻으면 도굴당하게 마련이니
어찌 인색한 탓에 장사를 박하게 지내랴..
책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기로 마음먹고 위나라를 중간에 경유하게 되었는데.. 이때 위문공에게 일언지하에 중이 일행은 문전박대를 당하고 길가의 농부들에게 조차 밥대신 흙덩어리나 먹으라며 비아냥을 받으니.. 그들이 노상에서 겪어야 했던 유랑생활의 곤궁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급기야 배고픔에 고사리를 캐서 삶아 먹다가 목구멍으로 잘 안넘어가자.. 문득 개자추가 어디서 구한 고깃국을 바치자 단숨에 맛나게 먹고 어디서 났냐고 물으니.. 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공자의 주린 배를 채워드렸다 하니 중이는 눈물을 떨구며 그대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자.. 개자추는 이렇게 말한다. "신이 오직 바라는 바는 공자께서 속히 우리 진나라로 귀국하여 신들로 하여금 공자의 고굉지신(股肱之臣 : 임금의 팔 다리와 같은 신하가 되겠다는 뜻)이 되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신이 그밖에 어찌 다른 보답을 바라겠습니까?" 이런 개자추를 염선이 시로써 칭찬하니 이렇다.
효자는 몸을 온전히 하고 죽어야 하니 몸을 손상함은 부모를 욕되게 함일레
아 슬프다 개자추여! 허벅지를 베어 임금의 배를 채웠구나
몸을 임금에 맡겨 그 팔다리가 되었고 일심동체가 되어 화복을 함께 했구나
부모가 끼쳐준 몸을 생각지 않으랴만 자고로 충효는 겸전하기 어려웠다네
자기 몸과 집만을 생각하는 무리들아 어떻게 염치없이 임금의 녹을 먹느냐
이렇게 유랑의 고생끝에 제나라 국경 관문에 이르러 제환공의 환대를 받으며 중이 일행은 우선 한시름 놓으며 칩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때 제나라의 상황은 가히 좋지 못했으니.. 그때가 바로 주양왕 8년에 제환공 마지막 제위 42년째였던 것이다. 이미 관중과 습붕은 훙거한 상태였고 전년에 포숙아에게 나라의 정사를 맡기며 버텨왔는데.. 관중의 유언대로 수초, 역아, 개방을 내쫓고 나서는 제환공은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잘 못자며 용안이 수척해지자 환공의 여부인(如夫人)들중 큰 위희가 그러지 말고 수초, 역아, 개방을 다시 들어들여 군후의 몸조리와 즐거움부터 찾으라는 말에 결국 요리사 역아, 내시 수초, 공자 개방을 다시 불러들인다. 이에 포숙아는 환공에게 중부의 유언을 잊었냐며 울분을 참지 못하고 병이나 죽고 만다. 이러면서 제나라의 국정은 크게 허물어지는 전조를 보이게 되니.. 제환공에 의해서 다시 임용된 역아, 수초 ,개방 이 3인방은 포숙아마저 저 세상으로 가버리자 국정을 마음대로 농락하기 시작한다.
이미 제환공은 기력이 쇠해지고 신의(神醫) 편작을 불러들여 병을 보게했으나 병이 이미 골수로 옮아가 목숨이 오래갈 수 없다 하자.. 제환공은 화를 내며 그를 내쫓고 병은 더욱더 악화된다. 이를 알게된 역수개 3인방은 제환공이 곧 죽을지 모르니 궁에 가두고 따로 모시자고 작당한다. 여기서 위태로운 제환공의 뒤를 이을 세자는 누구였을까.. 먼저 그 계보를 좀 보면 환공의 정부인 왕희, 서희, 채희 세사람은 아들을 못낳아고.. 이 정부인 이외에 여섯 사람의 여부인(如夫人)이 있었으니.. 그녀들 모두 환공의 총예를 받으며 낳은 공자들은 이렇다. 첫째 큰 위희는 공자 무휴, 둘째 작은 위희는 공자 원, 셋째 정희는 공자 소, 넷째 갈영은 공자 반, 다섯째 밀희는 공자 상인, 여섯째 송화자는 공자 옹이다. 여기서 역아와 수초는 큰 위희의 공자 무휴와 당여를 지어 밀고 있었고.. 공자 개방은 공자 반과 밀착한다. 하지만 환공은 셋째 공자 소를 총예하며 차기 대권을 주려고 예전 규구의 회맹때 송나라 양공에게 그의 보좌를 부탁한 상태였다.
결국, 제환공은 역수아 3인방에게 궁에 갇힌줄도 모르고 천장만을 바라보며 시름시름 앓더니.. 끝내 물한모금 목먹고 배고픔에 떨며 자신의 처한 상황을 알게되고.. 환공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궁중 안으로 몰래 들어온 천첩 안아아에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말하니.. "하늘이여, 하늘이여! 소백이 이렇게 죽어야만 하나이까.. 내가 죽어서 영혼이 없다면 그만이거니와 만일 영혼이 있다면 지하에 가서 무슨 면목으로 중부를 만나보겠는가?" 이런 탄성을 몇번 내더니 마침내 숨을 거두고 만다. 헤아려 보건대.. 제환공은 주장왕 12년 여름 5월에 즉위하여 주양왕 9년 겨울 10월에 죽었으니 재위기간은 42년이고 향년 73세였다. 잠연 선생이 시로써 제환공의 장점을 기린 시와 염선이 7언절구 한수로 제환공이 비참하게 죽은 것을 한탄했으니 이렇다.
주실동천 이후에 기강이 무너졌는데 환공이 제후들을 이끌고 왕실을 높였네
남으론 초나라를 응징하여 조공하게 했고 북으로 오랑캐를 치고 영토를 넓혔네
망한 두 나라를 도왔으니 인덕이 높고 태자를 돕고 금법을 밝혔으니 의롭구나
바르고 거짓이 없기로도 이름이 났으니 제환공은 춘추 5패 가운데 으뜸이로다
40여 년 동안 방백의 칭호와 위엄으로
남을 꺽고 서를 억누르니 적이 없었네
한번 병들어 눈자 두 간신이 날뛰었으니
죽은 관중도 차마 눈을 감지 못했으리..
제환공이 붕어했다는 사실을 먼저 알게된 역아와 수초는 우선 이 사실을 숨기고 큰 위희게만 알려 공자 무휴를 권좌에 우선 앉힌다. 이에 문무백관 대신들이 유언대로 세자 소를 앉혀야 한다고 내분이 분연하니 갑사들을 동원해서 대신들을 무참히 도륙한다. 하지만 세자 소는 위태로움에 이미 송나라 양공에게 출분한 상태였고.. 무휴가 권좌에 앉았으나 허울뿐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다른 공자들 원 반, 상인까지 들고 일어선다. 이에 역아와 수초는 국로(國老)인 두 원로대신 고호와 국의중을 끌어들여 내분을 가라앉힐 요량으로 도움을 청하자.. 두 원로는 국상부터 발의후 환공의 염부터 하자는 제의에 제환공의 시신은 두달이 지나서야 거두게 된다. 그때 시신은 부패해서 혈육이 낭자했고 시휘가 가득히 피어오르고 시충들이 개미떼처럼 수없이 생겨나 사방으로 흩어지니 벌레들이 시골안에서 바글바글 들끊고 있었으니.. 이런 환공의 처참한 주검앞에 다들 방성대곡하며 빈소를 마련해 국상을 치르게 된다. 호증 선생은 시로써 그 일을 탄식했으니..
충언은 안 듣고 간신배를 총애하다가
골육지간 형제들로 하여금 싸우게 했네
만약 두 국로가 화해를 붙이지 않았던들
백골을 침상에 놓아둔 채 묻지도 못했으리..
한편 내분으로 송나라로 출분한 제나라 세자 소는 송양공에 의탁하며 그에게 역아와 수초의 난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니.. 우쭐해진 송양공은 곧바로 위(衛), 조(曺), 주(邾) 세나라와 연합해서 제나라를 치러간다. 결국, 제나라에서는 두 국로 고호와 국의중이 도성 안에서 내응을 하며 수초 일당과 공자 무휴를 죽이고.. 나머지 공자 셋(원, 반, 상인)의 반란도 진압하며 역아는 송군과 싸우는 도중에 밤을 틈타 노나라로 도망가고.. 세자 소를 권좌에 앉혔으니 그가 바로 제효공(齊孝公)이다. 제효공은 군위에 오르자 자신을 송나라로 출분케 도와준 최요의 벼슬을 대부로 삼는등 논공행상을 하고.. 이때 노나라 희공이 공자 무휴를 구원하려고 제나라로 오다가 제효공이 이미 군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다시 돌아갔으니.. 이후로 두 나라는 틈이 생기게 된다.
그해 가을 제효공은 아버지 제환공을 우수강(牛首崗) 쇠머리 언덕 위에 장사지내며.. 도굴을 방지코자 큰 봉분의 세 기를 잇대어 축성하고 그 곁에 작은 무덤 하나를 만들어 순절한 안아아를 부장한다. 또 공자 무휴와 반란을 일으킨 공자 원의 생모 큰 위희와 작은 위희 그리고 두 내궁의 내시와 궁녀들까지.. 모조리 산채로 환공의 무덤에 산채로 종장해 버리니 죽은 사람만 수백명이 되었다고 한다. 훗날 사마씨의 진(晉)나라 영가(永嘉) 연간의 말년에 우수강 부근의 촌사람들이 제환공의 봉분을 도굴한 일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 수은으로 채은 연못에 수많은 해골들이 낭자하게 흩어져있고.. 황금으로 만든 누에 수10섬에 주옥으로 꾸민 의상과 옥갑에 비단 병장기도 무수히 나왔으니.. 제효공이 그 당시에 얼마나 후하게 그의 아비 환공을 장사지냈는가를 심히 알 수 있다. 이것을 보고 염선이 시로써 일렀으되..
세 무더기 의총이 산처럼 높고 컸으나
금누에 옥갑은 세상에 나오고 말았네
보물들을 묻으면 도굴당하게 마련이니
어찌 인색한 탓에 장사를 박하게 지내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