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책상과 맞닿아 있는 벽에, 원 0.5의 가냘픈 곽이 부딪혔다.

"어처구니......"

어처구니를 올려다보는 원 0.5는 겁을 잔뜩 먹은 표정이다.

"....싫어해도, 이젠 늦었어, 난 벌써 너를 빨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걸."

필터를 물기 위한 입술을 늠름하게 움직이는 어처구니는, 낮게 웃으며 말했다. 탐욕스러운 손가락을 낮게 구부려, 원 0.5의 위쪽에 대고 은밀히 속삭인다.

"벌려."

"싫........"

원0.5가 뒷걸음 치려 했으나, 이미 뒤는 벽으로 막혀있다.

"스스로 열지 않으면, 강제로 해 주지!"

어처구니가 원 0.5의 윗부분에 손을 대더니 거칠게 잡아 뜯는다. 지이익- 찢는듯한 소리가 나며 새하얗고 탐스런 필터가 눈 앞에 드러난다.

"아...안돼!! 거기는!!! 반대쪽이야!!!"

"상관없어!!"

저항하는 원 0.5를 향해 어처구니는 강하게 입구를 열었다. 수치심으로 파르르 떨리는 종이곽, 어처구니는 만만한 미소를 띄우며 입구를 비집어 활짝 벌린다.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필터와 담배향이 흘러 나온다.

"킥..아주 신선하잖아...?"

마치 키스를 하듯 천천히, 어처구니가 흰 필터에 입을 맞춘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모든 것을 빨아 들인다.

"아...앗.....!"

필터를 통해 흡입되긴 회색의 연기가, 서서히 어처구니의 폐를 짜릿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2시간동안, 널 흠뻑 빨아들이고 싶었어....."

......To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