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고백.
- 작성일
- 09-04-18 00:04
- Ok. 빠리의 친구에게 좀 전화할께.
ring ring.....
받아!
- 응?
전화 받아!
=-=-=-=-=-=-=-=-=-=-=-=
- 여보세요?
- 바니? 나 셀린이야. comment ca va?
- ca va bien. et.... toi?
- blablablabla....
- Ah...난 영어공부 중인데 회화연습 좀 해볼까?
- 좋은 생각이야. 오늘 점심 같이 못먹겠어. 미안해. 기차에서 만난 남자와 빈에 내렸어
- 너 미쳤니?
- 반쯤은
- 오스트리아 남자야?
- 여행중인 미국인이야 내일 아침에 떠난대.
- 어쩌자고 그랬니?
- 설득당했어. 실은 나도 같이 내리고 싶었어.
어렸을 때 할머니 유령을 본 얘길 하는데, 그때 정이 들었어
그런 예쁜 꿈을 지닌 꼬마가... 날 사로잡았어. 정말 귀여워
아름다운 푸른 눈, 분홍빛 입술, 기름낀 머리도 맘에 들어.
키가 크고 약간 촌스러워
날 몰래 바라보는 느낌이 좋아
사춘기애처럼 귀엽게 키스해
- 뭐야?
- 그래, 키스했어. 그가 점점 더 좋아져
근데 날 무서워해. 애인 죽인 여자 얘길 했거든. 떨려 죽겠나 봐
날 잔인한 여자로 여길거야. 그러지 않았음 좋겠는데. 난 순한 양이잖니. 아무것도 해치지 못해
- 무서워하지 않아. 네게 반했을 거야
- 정말?
- 난 널 알아
- 느낌이 좋아.
- 또 만날거니?
- 아직 얘기 안해봤어
=-=-=-=-=-=-=-=-=-=-=-=
- 네 차례야
친구에게 전화해
- 알았어. 항상 응답기가 받았는데
=-=-=-=-=-=-=-=-=-=-=-=
- 하이 친구. 무슨일이야?
- 하이 프랭크. 요즘 어때?
- 잘지내지. 마드리드는 어때?
- 끔찍해. 리사와 끝장냈어
- 저런, 내가 뭐랬어?
- 길이 멀면 마음도 먼가 봐. 거긴 한 이틀 있었어
싼 비행기표를 샀는데 전화위복이었지. 난 바로 돌아갈 수 없었어
아주 낯선 곳에서 익명의 유령이 되고 싶었지
- 이제 괜찮아?
- 아주 좋아. 그게 신기해
왜냐하면 어제 누군가를 만났어
- 멋지군
- 이건 운명적인 만남 같아. 그녀는 천사 그 자체야
모든 것에 긍정적이지
- 어떻게 만났는데?
- 기차에서 옆자리의 부부가 싸움을 하자, 내 옆으로 옮겨와 얘길 시작했지
처음엔 날 별로 안 좋아했어
진짜 똑똑해
아주 열정적이고
아름다워
난 자신이 없어
내가 하는 말은 다 바보같아
- 짜식...그건 걱정마
널 테스트 하는게 아닐거야
네 옆에 앉은 건 의도적인 거야
우리 남자들은 멍청해
여잘 너무 몰라
여잔 좀 별나게 행동하지
안 그래?
(자막번역 출처는 www.divixland.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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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Sunrise.
영화 속이지만, 서로에게 깊이 빠져 있는 가운데...
그리고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알듯말듯한 묘한 기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머쓱하지 않게, 자연스럽고도 용감하게 표현해내는 언어의 기술이 놀라웠던 장면입니다.
직접화법과 간접화법을 뒤섞어놓으면서,
유머와 진지함을 고루 갖춘 이 멋진 고백.
제게는 영화속 최고의 장면이었지요.
언젠가는 저 장면의 언어기술을 차용한 고백을 해 봐야지 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