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아버지님이 굉장히 스포츠 광이십니다.

펠레는 물론이고 가렌샤에 대해서도 잘 아실정도고

종목을 불문하고 권투는 김태식

야구는 김응룡이나 강병철에 대해서도 뭐 빠삭하시고


한번은 제가 어릴 때 좀 지금 생각해도 어이 없는 이유로 혼이 난 적 있습니다.

그냥 장훈이라고 했다고요. 장훈선생님이라고 안했다고 따귀 맞은 적도 있습니다.

스포츠 정말 좋아하셨고 해박하셨고 뒷이야기도 많이 알고 계셨는데


이렇게 스포츠 광팬이신 아버님께 어릴 때 들은 잉글랜드 월드컵 북한의 기적은 참 경이로웠습니다.

우리는 맨날 16강도 못가서 그걸 지상과제처럼 말하는데

북한은 한큐에 8강이라니

근데 아버님이 당시에 북한이 8강에 간걸 굉장히 좋아하셨고

박두익과 박승진, 한봉진등 당시 8강 주역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셨답니다.

어쨋든 체제는 달라도 조선인의 기개를 보여준 일이었다고 생각하셨답니다


그런데 그걸 어딜가서 말씀도 못하시고 시대가 워낙에 무서웠으니까요

항상 끙끙 앓고만 계셨는데 아들한테도 자세히 이야기도 하고

이야기 하시면서 참 세상이 좋아졌어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이탈리아를 무너뜨린 박두익

월드컵 최단시간 골기록을 세운 박승진

아버님은 어쩌면 장훈이 조선인 최고의 야구선수인것처럼 둘이 어쩌면 조선인 중에 제일 위대한 공격투톱이 아니겠냐는 말씀도 하시던데

한번 이런 생각이 흔들렸던게 멕시코 청소년 축구 대회때 신연호와 김종부를 보고서 저네들이 朴 朴 투톱보다 더 위대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도 하셨다는데 아시겠지만 두 선수;;;;;;;



암만 체제가 다르고 이북이 참 양아치스럽게 놀아도

뭐 전 북한의 월드컵 8강진출도 나름 한민족의 쾌거라고 생각하고

박두익동무, 박승진 동무, 한봉진, 양성국, 림중선, 리창명 키퍼를 한민족의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91년 포르투칼 청소년 대표팀 기억하십니까 참 당시 민족이 하나로 뭉쳐서 축구대회에 나가고 감회가 새로웠는데

꼭 우리가 단일팀으로 나가 다시 한번 월드컵 쾌거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