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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문공이 권좌에 올라 내정을 다스리며 논공행상까지 마치고 있을때 하나의 급보가 온다. 주나라 양왕의 서(庶)동생 태숙 대가 자신이 맞아들인 척나라 임금의 양녀 숙외랑 음탕스럽게 사통하며 양왕의 권좌를 노리더니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 태숙 대는 지난날 선왕인 혜왕 때 양왕의 적자 자리를 빼앗으려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시 융족의 군대를 불러들여 주왕실을 치려고 하다가 실패하며 제나라로 달아난 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결국, 주양왕은 태숙 대의 반란으로 껄그러웠던 관계의 정나라로 피신하는 수모를 당하고.. 이에 진문공은 위급한 주천자 양왕을 구하기 위해서 먼저 나선 진목공에게 자신이 도울 것이니.. 진나라 군사는 돌아가 줄것을 부탁하고 진목공은 흔쾌히 허락하며 진(秦)나라로 되돌아간다. 이에 곧바로 진문공은 위주를 시켜 반란을 일으킨 주나라 왕자 대를 원 땅에서 잡아 죽이고.. 숙외마저 죽이며 주나라 양왕을 다시 천자로 복위시키고 위용을 떨치게 되니.. 후세 사람이 그 일에 대해 논평한 것이 있다. '진문공은 주양왕을 복위시키면서 의(義)를 시현했고, 원땅을 치면서 신(信)을 시현했다. 그것이 그가 패업을 도모하면서 행한 첫번째 사업이었다.'

때는 진문공 재위 4년에 초나라 성왕이 진(晉)나라를 계속 섬기는 송나라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며.. 자신의 초나라를 따르는 정나라의 원수를 갚는 일과 함께 송나라를 이참에 치려한다. 이에 진문공은 지난날 송양공에게 유랑시절 신세를 진것을 생각하며 군대를 보내 그 아들 송성공을 도와주려 하지만.. 호언이 송나라를 직접 구원하는 것보다는 근접한 조(曺)와 위(衛)나라를 쳐야 한다고 하고.. 그러면 초나라는 자신들의 속국이다시피 한 조와 위를 도우려고 송나라의 포위를 푼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조나라 군주 공공은 문공이 망명 시설 목욕하는 모습을 지켜 보며 놀린 무례한 군주로 이참에 조와 함께 자신을 홀대한 위나라를 치자고 부추기고.. 이에 문공은 군사를 보내 위나라의 성공을 먼저 쳐내어 위성공은 양우땅으로 피신하고 동생 숙무가 나라 일을 대부 원훤과 같이 맡게된다. 결국, 진문공에 잡힌 위성공은 다시 권좌를 찾기 위해서 마련된 주양왕 앞에서 심문까지 당하며 스타일을 구기고 다른 세력과 작당하더니.. 결국 나중에 동생 숙무와 대부 원훤까지 죽이고 만다. 그리고 조나라 공공도 진나라에 속수무책 당하며 쫓겨나고 망명시절 자신을 조와준 대부 희부기만은 극진히 대접을 받는데.. 이에 진문공의 수하장수 위주와 전힐은 이런 처분에 분연해하며 희부기 집을 불태워 죽이고 만다. 이에 전힐은 참수당하고.. 위주는 목숨만은 유지하고 한직으로 물러난다. 암튼.. 위성공과 조공공은 예전에 유랑중인 공자 중이를 무시한 전력으로 이런 모욕과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ㅎ

어쨌든 조와 위를 치면서 그 두나라가 초나라 성왕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초나라 성왕은 송나라 도성쪽에 먼저 진을 치고 있던 대원수 성득신에게 송나라의 포위를 풀고 두 나라를 도우라 했지만.. 성득신은 왕명이라지만 자신이 아직 송나라를 점령하지 못했기에 도성을 먼저 함락시킨후.. 왕명을 거역한 죄를 달게 받겠다며 자신감을 표출한다. 이에 문공은 조와 위를 쳐도 초군이 송나라 도성의 포위를 풀 생각을 하지 않자 문공은 제(齊)와 진(秦)나라와 연합하여 송나라를 구원하러 직접 대군을 이끌고 나가고.. 이에 맞서 초나라는 진(陳), 채(蔡), 정(鄭), 허(許)나라 군대와 연합하여 두 거군이 맞서는 형국에 이른다. 이때 진문공은 지난날 초성왕에게 망명시절 은혜를 입고 서로간 전쟁을 하게 된다면 군사를 삼사(1사 30리 총90리)뒤로 물린다는 약속을 거론하며.. 약속대로 군사를 구십 리나 뒤로 후퇴시키니 얼마나 신의의 뷰티풀한 장면인가.. ㅎ 이에 호증 선생이 시로써 일렀으되..

90리를 후퇴하여 은혜에 보답하고
또 초군을 추격하지 못하게 막았네
적군과 싸우면서도 그러했거늘
평시에도 신의를 저버리는 자 누구인가

초군에서도 진군이 물러났으니 우리도 그만 귀국하자 하지만.. 대원수 성득신은 당치도 않은 짓이라며 여세를 몰아 추격하라고 명한다. 하지만 한없이 후퇴한 진군 쪽에서는 대장군 선진이 기밀한 계략을 짜며 짓쳐 들어온 성득신 이하의 초군을 대파하고 만다. 생생한 전투 내용은 생략..ㅎ 이때도 문공은 달아나는 초군을 더이상 쫓지말고 살상하지 말라 하니 그 예전 초성왕과의 정을 생각한 인의의 발로였다. 결국, 초나라 성왕은 패전의 책임을 물어 성득신을 비롯한 장수들에게 자결을 명하니.. 성득신은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하고.. 투발과 투의신은 사자의 명으로 목숨을 간신히 건진다. 이렇게 초군을 크게 무찌른 문공을 주양왕은 왕자 호를 보내 위무하니.. 진문공은 크나큰 은혜에 감사를 표하며 천토(踐土) 땅에서 천자를 모시기 위한 왕궁을 짓고 송, 제, 정, 진(陳), 채, 주, 거등의 제후들을 불러들여 천토 땅에 모여들고 주양왕 20년 마침내 문공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제후들이 모여서 문공을 맹주로서 추대하니.. 이리하여 19년의 긴 망명 생활을 했던 문공은 제환공의 뒤를 이어 두번째 패자로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잠연 선생이 독사시(讀史詩)에서 일렀으니 이렇다.

진나라 임금과 신하가 크게 도모하여               패업을 이룩하고 제후들을 굴복시켰네
깃발을 성복에 드날려 초군을 무찌르고            임금은 제후들과 함께 천자를 배알했네
지금 와선 천토의 회맹을 부러워하노니            지난날의 규구의 회맹을 어찌 자랑하랴
제환공은 끝 무렵에 유한을 남겼지만               중이는 앞으로 그 뜻 굽히지나 않을는지

이렇게 천토의 회맹을 열게한 진(晉)과 초(楚)가 겨뤘던 성복대전(城濮大戰 기원전 632년)은 나중에 나올 필의 전투, 언릉 전투등과 함께 춘추시대의 5대전으로 꼽치는 유명한 전투로.. 춘추시대에 있었던 수많은 전쟁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전쟁일 뿐 아니라 당시의 중원 사람들이 야만시했던 남방세력 초나라의 중원진출을 저지한 일대 사건이다. 이 전쟁의 결과 진나라는 제나라를 계승하여 춘추 시대 두번째 패권 국가로 떠오른 반면에.. 초나라는 중원 진출이 좌절된채 2~3세대 뒤인 장왕 시기로 패업 달성이 늦어지게 된다. 즉, 성복대전은 중원으로 진출하는 것과 천하 패권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결정하던 대 전투로 당시 이 전투에 동원된 양 진영의 군사력은 각각 4000승, 귀족 군사 4만명과 노역부 12 ~ 29만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초나라가 남방의 작은 나라들까지 합친 총 연합군이 진나라에 패배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초나라는 진나라에 비해 나라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못했던 점과 초나라는 투씨와 성씨를 비롯한 대귀족들의 힘이 매우 강해 왕권이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미약했다는점.. 그리고 초나라 성왕이 성복 전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며 자신만만했던 성득신에게 극히 적은 지원군만 보내 준점등.. 초군이 성복 전투에서 패배한 것은 대원수 성득신의 책임이 크지만.. 초성왕에게도 책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