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입학하기 전에 과방에 놀러갔더니 2학년 선배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리곤 같이 온 다른 신입생과 함께 자기가 활동하던 동아리 방에 데리고 가더군요.

민중가요 노래패였습니다.

동아리방에서 놀다보니 자연스럽게(-_-;;)

노래를 한 곡씩 시켜 후배를 직접 뽑아보겠다고 하더군요;;;

동기와 저는 각각 가요를 한 곡씩 불렀습니다.

노래가 끝난 후 동기에겐 집요한 가입권유가 있었고, 저는 투명인간이 되었습니다

2.

고등학교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동아리가 있었습죠.

영화를 직접 만드는 동아리였습니다.

그 쪽에 관심있다는 모 동기를 입학전부터 꼬시고, 장소가 어딘지 파악한 후

개강하자마자 동아리를 방문했습니다.

나름 치밀한 계획;;;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카리스마 작렬하는 대여섯명의 선배들이 너구리 굴 속에 앉아있는 겁니다.

뭔가 범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졌지만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연기가 너무 심해서;;;;

그래도 내심 "오 이런 포스야 말로 내가 바라던거야!"라고 좋아했지만

선배들이 말도 안걸길래 구석탱이에서 30여분간은 그냥 각잡고 앉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미모의 여자 선배분이 옆에 앉으시더니

아무말 없이 제 머리를 뽑기 시작합니다;;;;;;

"머리가 꼬불꼬불한게 섞여있어. 뽑아줄게. 괜찮지?"

"아.... 네..;;;;"

선배들이 키득거리며 쫄지 말라고, 저게 취미인 사람이라고 다독(?)여주었고;;;;

전 한 동안 꼼짝 못한채 수십개의 머리카락을 바쳤습니다.

그 여자 선배는 머리는 삭발을 하고 그 위에 가발을 쓰고 있었고,

코에는 예쁜 코걸이가 걸려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성적 취향이 이성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여튼 그 동아리에서 같이 여성영화제도 보러가고, 영화, 사회과학 스터디를 하며

참 재밌게 놀았는데

결국 냉면 사발로 사발식을 한다는 말에 질려서 그만... ㅠㅠ

(뭐 사실은 학과의 남자선배들이 절 안고 잔디밭에서 뒹굴거렸던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튼 동아리 발 담근 곳만 너댓 곳은 되는듯.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