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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서울역 분향소 잘 다녀왔습니다. 앙겔님 말 듣고 서울역으로 가길 잘했네요.
앙겔님한테 여기다 가장 먼저 후기 올리겠다고 한 만큼 약속 지키고자 후기 쎄웁니다. 저는 오늘 본의 아니게
서울역을 두 번이나 갔습니다. 한 번은 혼자서, 두 번째는 전 회사 동료들과 말이죠.

혼자서 도착했을 때는 5시 30분경이었습니다. 서울역 광장에서는 대형 TV에서 나오는 전 노무현 대통령 관련
영상을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더군요. 그 옆에 줄이 있던데 와 사람 정말 많더라구요. 제 뒤쪽에서는 웬 꼬마애
가 갑자기 코피를 흘리길래 제가 휴지를 건네줬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줄이 빨리 빠져서 30분 만에 모든 절차를
마쳤습니다. 방명록까지 썼구요. 저는 그다지 노무현씨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다만 앞에 가니 찡하더군요.
저도 눈물이 글썽글썽했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나올 때 다른 분들은 얼굴을 잘 모르겠다만 유시민씨를 보는데 참 초췌하더군요. 그동안의 설움과 피로가 쌓인
게 눈에 보였습니다. 제 바로 뒤에 있던 또 다른 꼬마애가 지나가는데 유시민씨가 한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대통령 할아버지 잊지 말아달라고.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해서 나와서도 지켜보는데 유시민씨 그 많은 사람들과
악수도 하고 본인도 힘들텐데 오신 분들 다독거려주고... 저는 그다지 안 좋아하던 정치인이었으나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진보신당 지지자입니다'-'

어찌됐든 전 회사 동료들하고 저녁을 먹었는데 한 놈이 자기도 가고 싶다고 가자고 해서 제가 서울역으로 인솔
했네요. 걸어가면서 덕수궁 쪽을 지나가는데 덕수궁은 정말 줄이 어마어마하더군요. 하두 사람이 많아서 방황
하는 분이 있으면 모르는 사이임에도 제가 서울역 가시라고 말을 건넸네요. 저 낯 무지 가리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밤이다 보니깐 서울역 줄은 2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1시간 만에 마쳤네요. 저는 아까
했었던지라 줄 같이 서있다 나와서 동료분들 나오는 거 기다렸구요. 두 분 다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아무튼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경험 덕분에 잘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제 분향소는 내일이 마지막이
아닌가 싶은데 행여나 안 가보신 분들 있다면 강력추천합니다. 덕수궁은 너무 사람이 많으니깐 서울역으로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