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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없던 시절(지금도 과히 철이 들진 않았지만,)


 한 친구가 같이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은 그 친구에게서 바이크를 배웠고,

 저나 다른 친구들이 폭주 비슷한 걸 즐길 때에도,

 그 친구는 하이바까지 갖춰쓰고 참 안전하게 탔었죠.


 그래도 세상은 공평하지 않나봅니다. 

 오랜만에 모여서 같이 서울을 달리고 있을 때,

 하이바를 쓰지 않은 친구들이나, 자동차들 앞에서 이리저리 함부로

 차선변경을 하며 달리고 있던 전 멀쩡했지만,

 그 친구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하도 경황이 없어서 그때의 상황이 잘 기억도 나지 않네요.
 
 경찰이 오고, 집에 끌려가서 죽도록 얻어맞고, 학교에서 얻어맞고

 다음날 친구가 있는 병원으로 갔을 때, 

 
 척추 어딘가를 잘못 다쳐서, 더이상 하반신을 쓸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들 슬퍼하고, 그 친구에 대한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을 때,

 그 친구는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사진이 포함된 이메일도 주고 받고, 밝고 건강하게 사는 모습을 보며 안심했고,,

 군입대를 한 이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래도 사진속에서의 밝은 모습 때문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죠.


 그러다 작년 봄에 그 친구가 자살한지 2년째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3일 정도 방안에서 틀어박혀서, 울다 지쳐 잠들고, 울다 지쳐 잠들고 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죠.


 그런데 참 놀랍게도 쉽게 회복되더군요.

 사람이 원래 그런 것인지...



 





 다른 것 보다, 그 놀라운 회복력이 절 제일 슬프게 했습니다.

 
 
 


 사실, 산 사람들이 힘차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근데, 살아지더군요.

 아무리 큰 죄책감에 빠져있어도,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살아지더라구요.


 
 뭐 그런건가 봅니다.


 

 오늘 점심 시간에 눈물로 간을 한 밥을 먹으면서도 그 사실이 제일 절 슬프게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