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방금까지 술잔을 함께 기울였던 두 형이 오늘 만장을 들었다네요..
그것도 군대 기수단처럼 키 좀 따져서 그리 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꼭 갔어야 했는데.. 하필 오늘 발표가 걸려서.. 혼자 하는 발표도 아니고 같이 하는 발표가 걸려서 못 갔다 아쉽다 했더니..
어쩌면 티비로 화면 지켜본게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만장을 들고 그 무리의 한 가운데 서서 느낀 감정이 순전한 뭉클함과 감동만은 아니었다고.

차 지나가는 것 좀 보자고 만장 든 사람 좀 앉으라는 누군가의 일갈.
흐느껴 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커플 셀카를 찍던 개념없는 두 남녀.

저들 가운데 분명..
오늘 큰 구경거리 났는데 한번 보러가야 하지 않겠냐 싶어 모인 이들 적지 않았을 것이고..
이명박이 아니라 박근혜였다면 혹은 이회창이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라고..
저로서는 그리고 그 형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적 결론 내린 이들도 있었을 것이고..

시청 앞 광장의 노란 물결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조건 낙관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