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의 원리-필요의 원리
- 작성일
- 09-05-31 03:14
우리나라 소득의 지니계수가 얼마전 언론에서 보니 0.325 정도가 되었다고 하네요. 저야 경제학에 문외한이라서 잘은 모르지만 소득의 불평등 추세가 심화되어 가고 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만큼은 기정사실 같아보입니다.
그런데 소득의 지니계수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문제는 자산의 불평등 현상일겁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지니계수는 0.875정도라고 합니다. 이것은 극단적인 수치로서 완전불평등에 가까운 숫자입니다. 상위1%가 토지의 41%를 소유하고 있고, 상위8.5%가 76%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수치 민변싸이트 참조)
돈 많이 버는 것, 자산이 많은 것이 죄도 아니고 인간의 사적인 욕망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소득과 자산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한번 나열해 보자면,
1. 차별 (지역차별-남녀차별-학벌차별 등으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습니다.)
2. 증여 및 상속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은 투자의 기회-성공의 기회를 많이 부여 받지만 반대인 사람은 기회가 적습니다.)
3. 기회의 불균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잘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4. 재능 (선천적인 재능의 차이가 개인별로 존재하죠.)
5. 기타요소 (로또당첨 등)
그런데 위의 요소는 원론적으로 국가나 사회가 어쩔 수 없는 것들입니다. 상속을 막을 수 있습니까? 타고난 인간의 재능을 더하거나 뺄 수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완전하게 시정이 가능할까요?
출발점이 같지 않은 사회라는 것을 인정해야되고, 그것을 완화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합치한다는 것을 사회구성원들이 서로 합의해야됩니다. 소득의 완전한 평등은 가능하지도 않고 어떤 면에서는 옳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여를 많이 한 사람이 더 갖는 것이 개인 차원에서 정의로운 것이며, 필요가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하는 것은 사회차원에서 정의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능력있고 성과있는 사람과 부양해야할 가족이나 병자를 돌봐야하는 사람은 더 많은 댓가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요. 전자를 가리켜 <기여의 원리>, 후자를 가리켜 <필요의 원리>라고 하지요.
그런데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는 능력있는 사람이 많이 가져가는 것은 당연시 여기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추가적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보입니다. 양측의 바란스를 다소라도 맞추기 위해서 자산과세를 통한 복지확대 등을 추구하면 좌빨이나 반기업정서 조장인사로 몰립니다.
성경에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리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공공의 정의라는 말입니다. 이런 공공의 정의가 확립되려면 기여하지 않은자가 열매를 갖는 반칙을 막야야 하며, 필요한 자에게 열매를 나누어줘야하는 관용이 덧붙여져야 합니다.
어제 낮에 소득불평등에 관해서 댓글 달았다가 새벽까지 잠이 안와서 별도로 한번 정리해보려고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비유하자면 능력있어서 부인이 이쁜 건 괜찮지만 능력있다고 부인을 여럿두는 것은 괜찮지가 않습니다. 선을 넘어선 것이죠. 선을 넘어선 것은 통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