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안녕하세요 스카이블루라고 합니다.ㅎ
며칠전 잠깐 댓글로 인사드렸는데 이렇게 무거운글로 가입첫글을 남기게 되네요.

작년 이맘때쯤부터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이번 노대통령님 떠나시면서 그마음이 더 무겁게 되어버렸네요.
조금이나마 떨쳐보고자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하는 심정으로 써봅니다.

노대통령님을 보면서 저희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느꼈습니다. 살아계실땐 안좋은모습을 돌아가신후에야 좋았던 모습을 떠올리고..
몇년전 겉으론 날로 번창하던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었습니다.. 아버지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하셨는데 저희가족 일가친척은 모두 원망했죠.
잘될때 번돈 집식구 잘먹고 잘살게 좀 해주지 왜 투자만 했냐고..
부도나기 몇개월전부터 끝이 보였건만 왜 다른 사업주들처럼 꼼수(?) 부리지 않아서 알거지 되게 만들었냐고..
직원들과 그 가정들은 끝까지 그렇게 걱정하면서 왜 우리가족들에겐 그저 본인 괜찮다는 말씀만 하냐고..
그렇게 끝까지 깨끗하려 하시고 당당하려 하시는 모습에 오히려 불만만 가득한 우리 가족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고향 강가에 멋진 땅이 있다며 얼마안되는 재산 싹 털어서 거기 집짓고 농사도 조금 짓고 살고 싶으시다며 같이 보러가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어머니와 저,마눌..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따라갔습니다.. 아버지는 꿈에 부풀어서 여기다 뭐 심고 저기다 창고 짓고..막 설명하셨지만
불만가득한 우린 전혀 들리지 않았죠..그리고 돌아오는길에 단호히 말씀드렸습니다..
"모두 형편이 좋은것도 아닌데 아버지 혼자 편하시자고 이러시면 어쩌냐고.."
예상하셨다는듯 "너랑 엄마는 어찌 그리 내가 하는일에 모두 부정적이냐"라고 하시더군요..
그땐 단한번도 제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한적이 없었습니다..그저 아버지가 이상할뿐이었죠..
그러다 얼마후 경제적인 문제로 아버지와 마찰이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지검까지 하셨죠 장가도 간 아들한테..
그날 왜그리 민감하셨나 나중에야 알았지만.. 보증기금 같은곳에서 또 어머니를 찾아와서 압박한다며 아버지께 잔소리/하소연을 하셨답니다.
그리고 며칠후.. 그러니까 08년 5월 어느날... 짧은 유서 몇장 남기고 하늘로 떠나셨네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고 모든일들이 필름처럼 지나갔습니다.. 아버지가 이상한게 아니라 내가 부정적이었단걸 내가 아버지 입장에서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걸.. 그짧은 순간에 깨달을수 있는걸 왜 몰랐었는지 제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울고불며 생각했습니다. 나때문에 돌아가신거라고 단한번 이해해보려 하지 않은 아들때문이라고.. 어머닌 어머니대로 본인때문이시라고.. 동생은 그렇게 예뻐하셨는데 공부한답시고 잘 찾아뵙지도 않았다고.. 그렇게.....
그리곤 얼마후 조금의 평안??이 찾아 올때쯤 어머니댁을 찾아 이런저런 얘기 나누던중 뉴스에 노대통령님 퇴임후 귀향하셔서 아무 근심없이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나오더군요..온가족 부둥켜 안고 또 울었습니다.. 울 아버지도 저렇게 행복하실수 있었는데..나때문에..우리때문에..하면서..
노대통령님 귀향생활을 보면서 대리만족 아닌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아버지 살아계실땐 어찌 그리 노통하고 똑같은지하며 본인만 깨끗하고 당당하면 단지..하며 욕했지만.. 그것이 제 좁은 마음과 어리석은 생각이 문제였단걸 아버지 떠나시고 노대통령의 퇴임후 생활을 보며 뒤늦게야 깨우쳤습니다.. 무엇이 그분들을 지탱하게 하는 힘인지....
그렇게 아버지의 모습을 느낄수 있던 노대통령님이 떠나셨네요..떠나시는길도 마치 우리 아버지처럼..
아버지를 향한 죄스럽고 무거운마음 노대통령을 보며 덜어낼때도 더 무거워 질때도 있었는데.. 이제 그분도 가버리셨네요..
한동안 아무렇지 않은듯 지냈는데 요며칠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분들을 지탱했던 곧은심지.. 바람이 불면 조금 휘어져 피하면 될 것을 그분들 자존심은 허락치 않았나 봅니다..
오늘따라 아버지 생각이 너무나서 술한잔 먹고 쓰다보니 글에 두서가 없네요..
그냥 제 무거운 마음 덜고자 주저리주저리.. 떠나신분들 때문에 무거워진 맘이라고 떠나신분들 이용해 덜어보려는 못난아들 못난국민입니다..ㅠ
이런얘기 어디 하소연 할곳도 없고..아니 주변사람들에겐 하기도 싫었네요..
그냥 눈팅만 했지만 가족같은 이곳에다 털어놨습니다..


ps.가입인사글을 이렇게 남겨서 죄송합니다.
    늘 눈팅만 했는데 앞으로 자주 들려서 여러분들처럼 악플도 자주 남길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