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몇몇 옹들이 어제 쓰신 글들을 읽다보니 생각이 났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80년대 중후반은 참 대단한 열정이 끓어 넘치면서도 참혹한 시기였었다.

그 시절에대한 단상을 살펴보면......



1988년 소득세 납부 1위가 삼영화학공업(주)의 대표이사(아줌마였는데 그 이름까지는 모르겠다)였다.

이 회사가 뭐하는 회사냐면.......최루탄을 제조하는 회사였다.

허다한 재벌총수를 제외하고 최루탄을 만드는 중소기업의 대표이사가 그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던 시대......지금 생각해봐도 참......



이 회사가 지금은 최루탄 사용이 없어져서 무공해 합성세제를 만드는 회사가 됐다는데...또 하나

기억나는 것으로는 이 회사의 최루탄을 태국인가 어디 동남아 국가에 수출하려고 했는데......

그 나라에서 이 최루탄은 인체에 너무 유해하여 도저히 사람에게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989년 평양에서 열리는 세계청년학생 축전에 남측대표로 임수경이 깜짝 방북을 하여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었다. 임수경을 평양으로 보낸 주체 세력으로는 그 당시 전대협 의장이었던

임종석 의원과 우리 학교의 총학회장이던 전**가 있었다.



매우 잘 생긴 외모에 카리스마가 넘치던 이 형은 그 후 정치권 언저리를 기웃거리지 않고

학원선생을 하면서 조용히 살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자세한 이야기는 너부리횽아가 잘 안다)

이 형이 학생회장으로서 한창 활동을 하던시기에 국보법과 집시법 위반등으로 수배를 당하였고...

(그 당시 왠만한 학교의 학생회장이나 총학 핵심간부는 전부 수배자 신분이었다) 도망다녔는데.....



이 형의 아버지가 그 당시 전남도경의 경찰간부였다. 학생 운동권의 핵심인 아들때문에 어쩔수없이

경찰복을 벗고자 하였으나...그 당시 악랄한 권력은 이 아버지의 사표를 받는 대신에 아들을 잡아 오라고

시켰나 보다. 시위가 벌어지는 현장마다 아들을 자수시키려는 아버지의 눈물 섞인 한숨이 있었다.



그런데......

가끔은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전진하던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세력에게 서서히 목졸림 당하여 죽느니,

싸우다 맞아 죽는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가끔씩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