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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생들에게 일을 시킬 때, 1,2,3을 해라. 라고 하면 대체로 1-3을 해놓습니다. 못했을 경우엔 무슨 무슨 사정때문에 못했다고 하죠. 그런데 그게 안되는 애들이 간혹 있습니다.

자라: 지금 하던 일끝나면 2랑 3해 놓고!
알바: 네.
(시간경과. 자라 복귀)
자라: 야? 이거 뭐야 2랑 3 해 놓으라고 해잖아?
알바: 아. 맞다...깜빡했어요.
자라: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잖아. 까먹는 경우가 더 많은게 말이되냐? 10번시키면 한두번만 해놓고 8-9번은 다 까먹는다고? 이게 말이되냐? 너만 계속 그러잖아!
알바: ㅠ..ㅠ 정말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예요. 죄송해요...


처음에는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했는데 계속보니까 그건 아닌 것 같고 뭐라고 해야되나...그냥 생각이 없는거... 아무런 생각이 없이 생활하는 사람있잖아요. 그런것 같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빨대가 줄어들어가거나 넵킨이 줄어들어가서 조금 남아 있으면 통상은 뒤에 재고 있는 곳에 가서 확인을 하고 채워넣던지 하죠. 그런데 이런 스타일은 다 떨어져야, 손님이 사용을 못하는 지경이 되어야 그때가서 상황을 인식을 합니다. 그래서 손님을 앞에 두고 뒤로 가서 소모품을 찾고 있죠. 미묘한 차이 같지만 이런 차이가 주위사람을 꽤나 피곤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기본적인 것을 확인하는 애가 근무할 때는 유통기한 확인하고 빨리써야하는 것을 먼저 쓰고 원재료 배치도 이에 준해서 합니다. 그런데 생각이 없이 일하는 애는 그냥 자기 일할때 편하게 해버립니다. 손에 잡히는대로 쓰고 나중에 보면 먼저온게 저 안쪽에 쳐박혀 있고하는 현상이 벌어져 있기도 합니다. 먹는 장사하는 곳에서는 선입선출이 기본이고 이걸 안 가르치지는 않지만서도 말이죠.
 
지금까지 10년정도 이런쪽 일을 하다보면 점포에서의 최초교육보다도 집안에서 어떻게 자랐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애들을 집안의 한 구성원이자 집안을 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키운 집안에서는 자기 옷장관리, 자기 책상정리 이런 것 부터 꼼꼼하게 시키죠. 이런 애들은 일을 해도 기본적인 것은 알아서 합니다. 걸레빠는 방법을 몰라서 엉터리로 빨고 있진 않죠. 

반면에 그냥 부모님이 왠만한것 다해주셔서 자기가 먹은 밥그릇 설거지, 양말빨래조차도 안해봤던 애들은 사회에서도 안시키면 그 업무를 안해도 되는 것으로 해석해버리는 경향이 있어보입니다. 해야할 '의무'를 작게 해석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란 애들이 나쁜애는 아니지만 책임감이 떨어지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애들이 잘하는 변명중에 하나가 "그건 안배웠어요..."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업무를 가르치는 것이 참 갑갑합니다. 매사가 수동적이거든요. 상대가 자신에게 가르쳐줄 의무보다 자신이 습득해야할 의무가 훨씬 더 큰 것이 사회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뭐 이게 항상 1:1로 대응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까지 겪어본 바로는 어느정도의 개연성은 가지고 있습니다. 집에서의 생활을 추측해서 물어보면 거의 맞더군요. 최초의 직장생활을 일본에서 그런지 몰라도 <일>을 대해는 태도에서 저는 보수적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식정도는 갖췄으면 하는 마음이 요새는 많이 들게됩니다.

요새 청년들이 갈수록 나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마인드가 퇴보하는 듯한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게되어서 한번 써봤습니다. (뭐 솔직히 세대차라기보다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성향이 더 큽니다만.)

좋은 일요일들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