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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자체 DL ......저격하고 싶어서 손발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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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금요일 이사를 간다.

크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그나마 아파트 평수를 늘려 가는건 가슴 뿌듯한 일이다.

살면서 나름대로 쿨하게 얽매이지 않고 살자는게 인생 모토인지라, 누구한테도 크게 손해 입힌 일도,
누구의 은혜도 크게 입고 살지 않았지만......미안하다면 우리 마눌에게는 항상 미안해하며 살고 있다.

인생사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지만, 이 여자.....날 안 만나고 다른 누군가와 남은 생을 살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은 자주 들곤 한다.

어쨌거나 마눌이 몇 평이나마 더 큰 집으로 이사간다고 들떠 있는 모습을 보는건 가슴 뿌듯하다.

딸내미 대학가기전까지 이 동네를 떠나지 않기로 했으니, 앞으로 7년 정도는 이 아파트에 정 붙이고
살아야겠다. 그래서, 맘껏 인테리어도 하고, 가구도 전부 바꾸고, 전자제품도 새로 사라고 했다.
결혼한지 10년이 넘었으니 그동안 써온던 가구나 전자제품도 낡아서 바꿀 때가 되기는 한 것 같다.

이사를 가면서 먼저 선결할것은 새 집으로 가지고 갈 짐과 버리고 갈 짐을 구분해서 정리하는 것이다.

새집으로 가면서는 훤하고 시원하게 살기로 하고, 웬만한건 버리자고 하였다. 이제는 잡다하게
끌어안고 살게 아니라, 어떤 물건이라도 맘에 꼭 드는걸로만 단촐하게 꾸리고 싶다.

옷이며, 딸내미 장난감이며, 책이며.....전부 끌어내 놓고 당장 필요하지 않는것, 가까운 시일내에
입지 않을것 같은 옷가지들은 버리자고 하였다.

짐을 끌어내고 보니......참, 인간이 쓸데없이 많은 것을 끌어 안고 사는구나 싶었다.

어지간히 살아온 나와 마눌은 추억은 추억대로 가슴속에 묻기로 하고서 왠만한건 버렸다. 버리고
버리다보니 하루종일 걸리고, 지금 집에 있는 것보다 버린게 오히려 더 많지 싶었다.

그런데, 이 딸내미......영 우리맘과는 따로 논다.

짐을 끄집어 내고 보니, 딸내미 신생아때 입었던 배냇저고리, 기저귀, 아장아장 첫 걸음마를 떼었던 신발.....
유치원때 처음 만들었던 조잡하기만한 어버이날 카네이션까지 나온다.

마눌은 그거 하나하나 끄집어내며 감상에 젖는다.

그래 기저귀감 하나하나, 딸내미가 유치원때 쓰던 몽당 크레파스에도 10여년 세월이 묻어 있었구나


어쨌든 세상 끝날때까지 가지고 다닐 수 없는 물건이기에 버리기로 했다.


근데, 딸내미는 못내 아쉬운가 보다.


이제는 초등학교 5학년, 더이상 가지고 놀리가 없는 장난감, 인형, 유치원때부터 강압에 못 이겨 써오던 일기장......


자기딴에는 소중했나보다 자꾸 버리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보기엔 조잡한 잡동사니지만 그 아이에겐 고스란히 감정이입했던 삶의 동무들이리라.

몇몇 의미가 깊은 물건만 간직하자고 설득하고서 왠만한건 버렸다. 너에겐 앞으로 가져야 할 추억이
더 많다고, 앞으로 가지게 될 물건이 훨씬 많다고 말해주었다.



이젠 이별하자.

이 집도.....너의 유년시절도.....사람이 모든 기억을 마지막까지 가지고 가진 못 한다.


추억은 가슴에 묻는 것이지, 벽장에 처박아 두는게 아니다.














미안하다. 네 잡동사니까지 평생 끌고 다닐만큼 집이 넓진 못한것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