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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자연어를 기계어로 바로 알아들을 길이 없듯 서구적 과학(수단과 언어 모두)으로는 동양의학을 설명할 길은 없습니다. 오백억년이 지나도 안 되겠죠?

양의와 달리 한의에 대수술이 없는 이유는 발전을 그리 안 했기 때문인데 화타같은 이는 현대의 대수술 이상을 정밀장비 없이도 해냈습니다. 결국 안습이게도 동양의학은 개인의 역량에 너무 많이 기댔습니다. 즉 천재 한 사람의 실력을 범재 만명에게 재현하도록 교육시킬 방법이란 없었던 것이죠. 반면 서구의학은 철저한 시행착오를 무식하게 들이대 쌓아나간 거라 범재라도 배워서 평균 수준으로 가는 것이죠.

아무리 따져봐도 그 관점과 방식의 차이입니다. 멍청한 한의는 대수술도 못하는 젬병이지만 대신에 째고 화학적 약물로 조지고 하지 않고 아주 슬로우 푸드식으로 접근해 꽤 많은 케이스에서 서구의학으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마술같은 일을 해냅니다.

즉 이 지구에서 지리상의 발견 이후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을 원숭이 보듯 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관점에서 봅시다. 동양이는 그냥 잉여인간이고 동양문명은 지구의 응가인가요?

양의가 일견 우월해보이고 입증되기 용이하다 해도 그냥 지구에서 인류가 인류를 살릴 한 관점과 수단의 측면일 뿐입니다.

따라서 양의도 한의도 절대로 온전하지도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양의가 독립적 체계라고 하나 그건 사회 속에 자리잡은 시스템 차원에서의 문제지, 아직 감기 하나도 완전히 못 때려 잡는 주제에 무슨... (그게 자본논리든 뭐든 말이죠) 반대로 한의는 자생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니 양의는 흉내도 못낼 결과가 나오곤 하는 겁니다.






여기까진 다 아는 사실이고... 결론을 내죠.

양한방 협진을 하자, 양한의를 묶어 새로운 통합의료체계를 만들자... 그 많은 논란과 시도의 결과는 뭐였나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경희대 의료원에서 양한방 협진을 몇년을 했나요... 그러나 양의 한번 보고 한의 한번 보고 그게 협진을 아니죠. 자연어로 하는 말을 기계어 쪽에서 못 알아듣고 기계어 또한 자연어 쪽에서 뭔 개소린가 싶으니 그냥 싸우지 않으려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이질적인 존재들이 우두커니 존재할 뿐이죠.

그러면 통합적 시각으로 볼 가능성은 없느냐... 제가 의학을 몰라도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두 눈을 뜨고도 그 시야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딪히지 않고 잘 생활하듯 얼마든 가능합니다. 다만 두 이해집단의 이해관계만큼은 절대로 섞이지 못하고 영원히 해결 불가입니다. 이게 결론입니다.






즉 양의도 한의도 두 의학체계를 넘어 새로운 경지로 갈 수 있다고 꿈 꾸지도 않고 그런 이상적 헛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도 없이 눈 앞의 반쪽자리 방법으로 당장의 돈 벌기에도 바쁘니까요.

영원히 세대를 거쳐가며 둘이서 헐뜯을 뿐입니다. 참 가소롭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