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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관련 주위의 판결문을 봤을 때 가장 속타는 점이 2가지가 있습니다.

1. 조작된 증거
2. 허위 진술서

저도 당했던 사실이며 제가 법원에서 어렵게 뒤엎을 수 있었던 것도 저 증거가 조작된 것을 역으로 밝혔기 때문입니다. 제가 녹음기까지 지니고 다녔는데 그 녹음된 내용과 회사측에서 낸 자료가 달랐던 것도 일조를 했죠. 예를 들어서 회사가 법원에 제출했던 징계위원회 개최한 내용과 녹음된 내용이 전혀달랐습니다. 실시간으로 타이핑했다던 징계위 내용과 녹음내용이 다르니 재판부도 회사쪽 증거를 신뢰하지 않았죠.

또한 진술서 내용과 저와 대화했던 내용의 녹취본이 달랐던 경우도 있었죠. 나중에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거짓말을 어설프게 해서 시간관계가 맞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증거자료로는 무단결근했다고 주장하는 날에 증인은 본사에서 저와 다퉜다고 주장하는 등등)

제가 법정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핵심요소는 <녹음>이었습니다. 모든 사안을 녹음할 수는 없으니 나머지 조작된 증거에서는 사측 주장이 받아들여진 경우가 많았죠. 다만 판사가 심정적으로 봤을 때는 몇몇가지 반증을 보면 사측의 다른 주장도 의심을 할 수는 있겠지요. 또한 사측 진술서가 허위임을 동료들을 통해서 어렵게 반대진술서를 받아냈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 이렇게 대응하기가 힘듭니다. 누가 그렇게 꼼꼼하게 녹음하고 다닐 것이며, 회사이익에 반하는 진술서를 현직 직원들로부터 받아내기도 힘듭니다. 반대로 사측은 진술서 및 각종관련 증거를 제조(?)하기에 유리합니다. 하다못해 출퇴근 기록, 인사고과 기록 등을 독점하고 있지 않습니까? 성실하게 근무했어도 과거 몇년간 근태불량에 실적불량으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자. 꼼꼼하게 조목조목 사측의 주장이 허위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면 판결문에서는 완벽하게 제가 억울하다고 해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법원은 보수적입니다. 회사가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은 단지 법원이 그 증거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사측과 문제를 일으킨 직원은 일단 색안경끼고 봅니다.

결정적인 사측 위증을 밝힌 직후 제게
"알겠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이렇게까지 나올정도라면 복귀하셔도 쉽지 않으실텐데..."
라고 기억되는 언급이 있었죠. 옳던 그르던 조직에서 이질적인 존재라는 것이죠.

실제로 판결문을 봐도 법원이 사측의 주장 중 제가 이질적인 존재로 변해(?)서 갈등을 빚게 된 부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해고사유가 아니라는 것이죠. 결론적으로야 승소했지만 판결문 내용적으로는 역시나 사실이 아닌 부분이 상당수였죠. 최소한의 명예회복이 된 것이지 법원이 진실을 전부 밝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승소한 판결문임에도 달갑지 않은 내용입니다. 허나 제가 이질적 존재였다면 저와 같이 근무했던 팀원 전원이 사측 주장이 허위라고 진술서를 써줄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다른 예로서 예전 2000년도 당시 위원장하셨던 분이 부당해고당했을 때 판사는 그냥 위로금 얼마더 주고 명예퇴직형태로 끝내자고 제안하기도 했었죠.(통상말하는 법원의 조정입니다.) 물론 사측이 이를 거부해서 판결로 이어져서 복직되셨지만 법원이 누군가의 명예를 돈으로 환산해서 내보내려는 조정을 하려했다는 점에서 참 당혹스러운 예이기도 합니다. 노조위원장을 회사더러 돈주고 내보라는 제안인데 이게 참.... 그만큼 발상이 친자본적이며 돈으로 다 해결된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판사라면 점거투쟁했던 사람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법치를 무시한 떼쟁이들의 두목쯤으로 볼겁니다. <집단 불법행위의 수괴>로 보겠죠. 실제로 판결문 보면 집단 폭력과 불법점거, 영업방해를 조직적으로 한 반사회세력쯤으로 묘사됩니다. 반면에 사측은 입점업체와 더불어 피해를 본 피해자가 되죠. 법리상으로는 그렇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기에 노측의 불법에는 당연히 위원장이 구속되고 사무국장이 구속되지만, 사측의 불법에는 사업주가 구속되지 않지요. 왜냐면 '용역'깡패가 팼으니 그 '용역'이 처벌받으면 끝이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피디수첩에서 <폭력을 서비스 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도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일부 악덕기업들은 폭력서비스를 외주화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전혀 하자없습니다.

법적으로 박성수는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죄일까요?
이건희도 이재용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그럼 다 끝난 것일까요?

법리를 떠나서 더 큰 틀에서 언젠가는 이런 편법, 탈법기업주들에 대한 제약을 가해야할 시기가 와야할겁니다. 물론 즉시적 대응보다는 장기적으로 짜임새있게 접근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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