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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개막작인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시작으로 제14회 부산국제 영화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특별 휴가를 내고 영화제에 참가중입니다.

개막작인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야외 상영관에서 바닷바람을 맞아가면서 봤답니다.
영화는 코믹 요소가 강하고 스토리도 나름 탄탄해서 개봉관에서 상영되면 히트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에 비춰진 대통령의 모습은 국가가 육화되어 있는 느낌을 줍니다. <웰컴 투 동막골>에서 보여준 동막골이 전쟁시기 먹을 것이 넘쳐나는 비현실적인 마을이라면 이 영화의 세명의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비현실성을 넘어서 아주 무서운 국가적 이데올로기, 그건 어찌보면 유교적 윤리관에서 말하는 신하의 왕에 대한 충성과 왕의 신하에 대한 시혜의식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코미디가 마냥 즐겁지만 않았습니다.

아마 영화가 개봉되면 본격적인 비평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때 다시 한번 언급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방금 두기봉 감독의 <복수>를 보고 나왔습니다. 작년 PIFF에서 제가 제일 재밌게 본 영화가 같은 감독의 <참새>였는데 이번 <복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숨이 막힐 것 같은 멋진 총격씬이 끊임없이 나옵니다. 보다가 그만 일어나서 기립 박수를 치고 싶은 걸 몇번이나 참았는지 모릅니다.

이번 영화는 두기봉 감독이 장 피에르 멜빌 감독, 알랑들롱 주연의 프랑스 영화 <사무라이>를 보고 난뒤 만약 그 영화에서 주인공인 알랑들롱이 안죽고 살아 남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이디어로 만들었답니다. 원래는 알랑들롱이 출연하려고 했는데 스케줄이 안맞아 조니 할리데이가 왕년의 갱스터로 출연합니다. 그리고 황추생을 비롯한 두기봉 감독의 단골 배우들이 모습을 나타내고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꼭 수입되었으면 합니다. 금세기 최고의 갱스터 액션을 많은 사람과 감상하고 싶네요.

저는 잠깐 쉬고 제인 캠피온의 <브라이트 스타>, 이만희 감독의 <검은머리>, 두기봉의 <대사건>을 보러 갑니다.

내일은 두기봉의 <흑사회>1,2,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공기인형>,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카페 느와르>를 볼 겁니다.

너무 너무 행복한 나날들입니다. 조금씩 영화제 이야기를 계속 올리겠습니다.
제 이야기 들어 주실 거지요?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