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고딩 때 였습죠.

뭐 친구들한테 입으로 욕도 많이하고,

뻑하면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거나

아니면 감자를 먹이거나,
 
뒤로 돌아서 힙푸를 두드려보여주거나.


요런 동작이 습관화 되어있었죠,

심지어 "없다, 웃기지마라"이런 부정의 의미가 아니고

"**야 나 볼펜하나만 빌려줘"

"응 그래 알았어"

하고, 가방을 뒤적뒤적 거리다가 가운데 손가락대신 그 자리에 불펜을 세우고 건네줄 정도였으니까요.

뭐 각설하고..

고2때 단과반 학원을 다녔는데, 공중전화를 끝내고 박스에서 나오는데

바로 옆 *화여고 교복을 입은 이쁘장한 여학생이 발그레한 얼굴로.

"저기..전화를 좀 하려고 하는데..잔돈 남으시는 거 있으면 좀 빌려주세요"

호오..이게 왠일 "네 잔돈 있어요 ^^" 하면서 주머니를 급하게 뒤적뒤적,

다행스럽게 잔돈이 잡히는 겁니다. 빙그레 웃으면서

"자, 여기있어요. 나중에 갚나요?" 하면서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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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제 손은 자연스럽게 위의 손모양을 하고 있었고

여학생은 제 손에서 눈을 떼질 못하다가.. 결국엔 울먹울먹

저도 스스로 너무 놀래서 손을 멈추고 가만히..

제 손을 약 10초간 바라보던 그녀는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엉엉 울더군요.


저는 정신나간 놈처럼 뒤를 돌아서 학원앞 오락실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여학생 진심으로 미안해요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