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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거의 해마다 찾았던 지리산에서 먼발치에서만 바라보았지만...
지리산을 사랑하고 지리산을 지키려는 그 열정.. 언제나 존경스러웠습니다...
함태식 선생님... 건강하세요...

37년만에 하산하는 `지리산 지킴이'

(구례=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산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하산하고 나서도 산에서 살아야지."

지리산 지킴이로 등산객들에게 알려진 피아골 대피소 관리인 함태식(81) 할아버지가 만 37년의 지리산 생활을 마감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남부관리사무소가 최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피아골 대피소 관리인으로 다른 사람을 선정하면서 함 할아버지는 37년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함 할아버지가 지리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60년대 중반.

지리산산악회 부회장으로 지리산을 오르내리던 함 할아버지는 당시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험한 산자락에 등산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대피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부 당국에 대피소 설치를 건의했고, 1971년 지리산에 처음으로 노고단 대피소가 설치됐다.

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함 할아버지는 1972년 초대 노고단 대피소 관리인으로 지리산 지킴이의 첫발을 내디뎠고, 198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생기면서 피아골 대피소 관리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피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등 행동거지가 바르지 못한 일부 등산객들은 나이 지긋한 함씨의 호령에 혼쭐나기도 했는데 그래서 붙은 함 할아버지의 별명은 '지리산 호랑이'이다.

구례 출신인 함 할아버지는 지리산에 입산하기 전에 인천에서 생활했고, 아내는 3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 둘은 인천에서 살고 있고, 딸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수녀로 있다.

함 할아버지는 3일 "노고단 대피소 관리인을 하면서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 운동을 펼쳤던 게 소중한 기억이다"며 "관리소장을 그만두고 나서도 피아골 주변에서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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