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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대야 삐삐라는 단어가 생소하겠지만 제가 소위로 막 군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엔 삐삐는 지금의 휴대폰처럼 상용화되던 때였죠

특히 군인 신분상 삐삐는 기본 휴대품였다눈...일명 x목걸이로 불리곤 했져

거두절미하고 의정부에서 대략 2시간 정도 떨어진 경기도 모사단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하던 당시 주말에 소위 점프라는 걸 해서 의정부 시내에서 놀다가 복귀를 하던 중에 같은 버스에서 아리따운 츠자를 목격하게 되었지 몹니까

연옌인으로 따지자면 유호정 스탈이랄까 호리호리한 몸매와 단아한 용모에 그만 둑흔둑흔 뻑이 가고 말았다눈~ +__+

한참을 넋을 놓고 훔쳐보고 있었는데 제가 내려야하는 정거장을 지나서도 그 츠자는 내릴 생각을 안하더군열

여기서 헤어지면 다시 볼 수 없을 거 같아 막연히 종점까지 따라 갔는데 그 츠자는 그 종점에서 내려 마을버스로 다시 갈아타고 한참을 더 들어가더군열...OTL

얼떨결에 그 마을버스까지 같이 올라탔지만 밤은 깊었고 무작정 따라가긴 뭐해서 결국 중간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는데 너무 아쉬운 맘에 저도 모르게 삐삐를 던져주고 내려버렸졍

버스가 지나가면서 그 츠자는 차장 너머로 무척이나 황당한 표정으로 절 쳐다보고 있더군열...그땐 무지 순진하던 시절이라 얼마나 둑흔둑흔거리던지ㄷㄷㄷ

담날 부대에 출근해서 긴장되는 슴가를 애써 진정시키고 삐삐호출을 했더니 10분인가 지나서 전화가 오더군열

'솔직히 실례되는 행동인 건 알지만 그쪽에게 매료돼 나도 모르게 그만 일을 저질렀다....사귀고 싶다' 라고 고백을 했는데 웬걸 그쪽에서도 부끄러워하면서도 과히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진 않더군열~ +__+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약속시간을 정하고 첫데이트를 하면서 실제로 사기기 시작했다눈....

나중에 알았지만 버스에서 삐삐를 던졌던 저의 터프함에 반했다고 하더군열...흐흐흐

그렇게 1년을 뜨겁게 열애하다 피치못할 사연으로 인연이 끊어지긴 했지만 그분이랑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댕기며 만들었던 추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네열



BUT 지금은 시집가서 1남 1녀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로 잘 살고 계시다눈...주르륵~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