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갑작스레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좀 써보려구요.

78년 기동전사 건담이 메카닉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건담을 보고 메카닉을 만든 아이들은 40이 넘었네요.

당시는 슈퍼 로봇이라고 해도 할 말 없던 퍼스트 건담이
리얼 로봇의 선구자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건담을 보고 자란 세대가 만든 세계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 전형적인 Interactive한 시스템을 가지고 구축된 세계관이 U.C(우주세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표적인 작품들을 들자면 1년 전쟁에서 파생된 외전 격 이야기들이 있겠네요.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즈, MS08소대, 0080 포켓 속의 전쟁, 전율의 블루 등 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퍼스트 건담에 비교해서 보다 '전쟁' 그 자체에 촛점을 두고 그 안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또 그런 부분이, 건담이 근본적으로 반전 주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기도 하구요.

제목으로 쓴 저 애니메이션은 역시 1년 전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건담 역사상 나온 애니 중 가장 무거운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네요.
영웅이 등장해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는 기존 매카닉 애니와는 달리, 전장에 던져진 군인들의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습니다.
작화 역시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Full 3D영상을 채용하고 있구요.
(물론 인물 표현은 다소 거북합니다만, 제 기준에서 몰입을 방해 할 정도는 아닙니다.)
무기를 개발하고, 시험하고, 그 보고를 올리는 지온의 기술 사관이 이야기가 IGLOO1(1/2기)의 핵심이고,
IGLOO2(1기만 완결)는 전장의 사신에게 홀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연방의 군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은 중력에 사로 잡힌~~으로 시작되는 역습의 샤아에서의 샤아의 연설과 일치하는 듯?)

이 작품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영웅물은 아닙니다.
적을 파괴하는 주인공도, 파괴당하는 적도 그저 인간이고 전장에 던져진 괴로운 인간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공적보다도, 전장에서 호흡하는 인간을 그려냈다, 라고 표현하기는 조금 과장 됐지만,
그래도 역시 상당한 여운을 남기는 것은 사실이네요.
(물론 건탱 한기에 격추당하는 구프나 돔을 보면, 나의 돔은 그렇지 않아...라고 외치고 싶은 생각은 듭니다만-_-;)

더 나아가서 생각하자면,
사람이 어느 순간에 이성을 잃는지.
어떤 상황에서 극단으로 치닿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전 이 작품을 보고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아....
두서없는 덕후스런 글이네요.
이만 자겠습니다. 정모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