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 절친 중에 한 녀석이 몇해전 해외 항공사 비행소녀와 사귄 적이 있어요,
그들은 서로의 과거에 관해 열렬히 싸우다 3주만에 하얗게 헤어졌죠
걔네들 만날때 저도 어째저째 껴있었고 그 여자붕 고민을 들어주게 되어서
둘이 중재할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0-


연인은 헤어져도 친구는 남는다
아 이거이 참 명언입니다.
이 후 우리는 절친이 되었고 자주 안부를 묻고 같이 노는 막역한 독거친구 사이가 되었져

청력이 자꾸 나빠져 그 여자 사람 친구는 비행소녀 일을 관두고 모회사 비서직으로 이직하면서 즈이집 근처로 와서 더 친해지게 되었지여
그리고 오늘
전화가 왔습니다



'포군아 바쁘니 오늘 모하니'


'(쩜 바쁜 척)으응, 어머니 여행 갔다 돌아오셔서 빨래도 돌리고 집안 청소해야대'


'니가?'


'훗, 넌 나이 서른에 부모님테 빌붙어 살기 쉬운줄 아니?'


'아 안되겠네, 나 수영장 가고 싶은데'




잠실 한강 시민공원 수영장.
평일 오후에 강남 언니들이 테닝하러 온다는 그 수영장.
소위 '캐러비안 헤븐'이라는 그 수영장.
언니들 끈 푸시고 엎드려 주무시는 모습 조용히 지켜보는 라이더가 몇천이라는 그 곳.



'응 지금 갈까? 지금 가자 당장 롸잇나우 아캔두잇 나갈수 있어 당장 가자'


'정말? 나올수 있어? 갠찬니? 꺄아 >.< 나 이 동네에 친구가 없어서 잠실 한강 수영장 정말 가보고 싶었거등'


말씀 드렸다시피 이 친구 비행소녀였습니다,
광고 잡지 모델일 등등
성격 바디 얼굴 뭐 기타 등등 안 착한 구석이 없는 녀석입니다


일단 전화 끊고 어무이테 일단 무릎 꿇었습니다
어머님. 저 진짜 나갔다 와서 세탁 청소 설겆이 부채질 모기약 걸레질 뭐든 다하겠습니다 제발 제발 쇤네 외출을 허락하소서


엄니 버럭하십니다
모처럼 가족끼리 외식 예약했답니다
횟집이랍니다

우어어
나 밥만 먹고 올게 회는 안 먹을게 4시 이후에 가믄 안댈까ㅠ


'응 아라써 그럼 나 먼저 가 있으께 새 비키니 입을수 있겠다 꺄아 >.<'


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비키니


'밥 입에 쑤셔 넣고 바로 올게'

















밥 쑤셔 넣고 도착한 네시경 한강.
미어터지는 그냥 미운 남자 사람들 때문에 자꾸 차가 막힙니다
화가 납니다
알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세상이 그냥 다 밉습니다
전화가 왔네여


'포군아? 어디얌ㅠ 여기 비와ㅠ 가야겠어ㅠ'


'응! 야 야야 다 왔어 아직 가지마 야 쫌만 진짜 다 왔다니까 야야야!!'


'야 몰라 갑자기 비와 나 화장도 했단 마랴ㅠ 나 탈의실에 있으께 나 간다!'


'야!!!!!!!!! 어디가!!!!!!!!!!!!! 다왔대도!!!!!!!! 전화 끊지마!!!!!!!!!!!!!!!!'















10분뒤.

도착하자마자 거짓말 같이 그친 비.
보이는건 첨벙거리고 히히덕덕 놀고있는 그냥 미운 남자 사람들.
자그마치 무릎까지 내려오는 박스티 입은 그 전직 비행소녀.
커피 10000
저녁식사 29000
맥주 11000
나는 또 컴퓨터 앞



늘 하얗게 태우는 내 주말 저녁





Life is wonderful.